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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사자', 한국판 ‘콘스탄틴’의 탄생… 오컬트·액션·유머의 색다른 조합

입력 : 2019-07-22 19:11:54 수정 : 2019-07-22 19: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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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오컬트 무비는 장르물 중에서도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고, 공포스러운 장면이 다수 등장해 무서운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관객들에겐 후순위로 밀리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선 영화 '곡성', '검은사제들', '사바하'가 대중성과 개성을 다잡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1000만 관객을 훌쩍 넘는 액션, 코미디, 히어로물과 비교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성적표를 받곤 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사자'(김주환 감독)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과도 같았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 지신(우도환)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컬트 장르 특유의 색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오컬트물을 완성했다. 

 

오컬트 무비를 보지 못하는 관객을 위해 진입장벽을 낮춘 '사자'는 액션과 유머를 가미해 오락성을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박서준, 우도환이란 젊은 배우의 패기, 안성기라는 명배우의 관록을 더해 품격마저 잃지 않았다.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오컬트와 유머 그리고 액션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김주환 감독 특유의 밀당이 유머러스한 오컬트물 '사자'를 완성했다. 

 

먼저 '사자'는 정통 오컬트 무비로 손색없었다. 한국의 '콘스탄틴'을 연상케 하는 스토리와 구성이 시종일관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악에 맞서 싸우는 구마 사제 안신부의 모습은 흥미로웠고, 악을 쫓아내는 구마 과정은 보는 내내 손에 진땀이 날 만큼 스펙터클하게 그려졌다. 그 과정에서 등장한 묵주 반지, 십자가, 성수병, 은제 숯 케이스 등 실제 구마과정에서 쓰일 법한 용품들과 라틴어 대사는 현실감을 더했다. 또한 악에 홀린 자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나도 실감나 보는 내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액션물로서도 손색없었다.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박서준의 격투장면은 실제 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쾌감 그 자체였다. 또 기존 오컬트물이 악을 쫓아내는 과정을 오로지 엑소시즘에 의존했다면, '사자'는 엑소시즘에 액션을 더해 쾌감을 극대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사자'는 맛깔나는 대사로 유머 또한 놓치지 않았다. 진지함 뒤에 오는 충격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듯, 관객들과 밀당하듯 풀어낸 유머와 액션 그리고 공포가 절묘한 삼박자를 이뤄냈다.

 

그 중심에는 주연 배우 박서준, 우도환 그리고 안성기가 있었다. 

 

박서준은 격투기 선수에서 악을 쫓는 사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관객들이 납득할 수 있게 그려냈다. 처음엔 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렸던 인물이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서서히 변해가는 용후의 모습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관객들의 눈높이에서 용후가 점차 변화하는 과정을 딱 알맞은 템포로 연기했다.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이 결말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왜 용후가 '사자'가 되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게 연기한 박서준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뿐만 아니다. 액션도 좋았다. 박서준은 격투기 챔피언이란 캐릭터에 걸맞는 액션으로 쾌감을 극대화시켰다. '콘스탄틴'의 키아누 리브스와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강렬한 카리스마와 압도적인 아우라로 스크린을 꽉 채웠다. 또 안신부 역의 안성기와 남다른 케미를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였다. 박서준이 아니라면 절대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체불가 캐릭터 용후를 완성했다.

 

우도환은 스크린 첫 주연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또다른 축을 담당했다. 캐릭터 특성상 핸디캡이 있는 상태에서 연기해야 했지만, 우도환은 어려운 도전을 보란듯이 해냈다. 그 결과 강렬한 카리스마을 뿜어내는 검은 주교 지신을 완성했다. 그것도 보면 볼수록 매력있는 악역으로 만들어내 요즘 말로 '시선강탈'하게 만들었다. 

 

안신부를 연기한 안성기는 구마사제 그 자체였다. 가까운 성당에 가면 만날 수 있을 것처럼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로 그려냈다. 쏘스윗한 성직자의 모습부터 악에 맞서 싸우는 강인한 사제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얼굴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또 특유의 유머는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빵빵 터트렸다. 왜 국민배우라 불리는지 몸소 느낄 수 있을 만큼, 연기로 신뢰감을 선사한 안성기다.

 

엑소시즘과 액션의 신선한 조합 그리고 박서준·우도환·안성기로 이어지는 믿음직한 배우들의 연기까지. 올여름 시원하게 즐길 오락영화로 손색없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월 31일 개봉.

 

giback@sportsworldi.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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