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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건드리면 안 될 사람’ VS ‘창작가 자유’… ‘애정남’ 필요한 ‘나랏말싸미’

입력 : 2019-07-25 14:58:38 수정 : 2019-07-25 14: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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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애정남’이 필요한 영화 ‘나랏말싸미‘다. ‘나랏말싸미’가 ‘역사 왜곡’으로 논란에 중심에선 가운데 ‘건드리면 안 될’ 세종을 다뤘다는 시각과 ‘창작가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논란은 간단하다. ‘나랏말싸미’는 불교 승려 신미대사가 세종의 한글 창제 과정을 도우며 크게 관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자체가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학계의 정설을 무시, 소위 말하는 ‘팩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다른 한 편에서는 연출자의 창작물이기에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선다.

 

◆“성군(세종)을 건드려?”

영화를 통해 전달하는 사실들을 온전한 ‘팩트‘라고 믿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이다. 사실들을 공부하고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만큼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순신’과 ‘세종대왕’은 건들지 말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세종의 업적이 스님에 의해 폄하 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한글이라는 위대한 문자가 영화를 통해 훼손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주장이다. 이를 반증하듯 영화를 본 관객들을 중심으로 일부 영화 정보 사이트에서는 ‘나랏말싸미’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평점을 가장 낮은 점수인 1점으로 주는 ‘평점 테러’가 이어지는가 하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영화를 보지 말자는 보이콧 움직임도 일고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

연출자의 생각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의견 또한 실재한다. 영화 자체가 창작물이기에 연출자의 관점을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런 논란을 예상한 듯 ‘나랏말싸미’는 영화 시작 전부터 자막을 차용해 이 영화의 전제를 설명한다. ‘나랏말싸미’는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일 뿐이며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설명으로 시작한다. 조철현 감독 역시 최근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서 “저로서는 넣고 싶지 않은 자막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역사에 대한 평가나 판단 앞에서는 겸허해야 한다고 생각해 자막을 넣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허구라는 전제를 깔았음에도 영화 속 내용을 사실 자체로 받아들이는 위험성 때문에 모든 역사 영화를 팩트로만 기반을 둬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스포츠월드에 “‘역사 왜곡’의 범위를 특별한 기준으로 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정말 ‘케이스바이케이스’이다. ‘역사 왜곡’이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어떤 잣대를 댈 수 없다. 다만 “‘명량’(이순신을 다룬 영화)도 소송이 걸린 것처럼 세종대왕도 존경받는 위인이다. 이에 국민 정서상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창작가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지점도 있다.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영화도 연출가의 시각이 중요하다. 그저 역사적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는 위험성 때문에 모든 역사 영화를 사실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고증이 더 필요하지만, 신미 대사가 한글을 창제하는데 개입했다는 설을 통해 호기심을 느껴볼 지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kimkorea@sportsworldi.com

사진=영화 ‘나랏말싸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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