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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나랏말싸미’, 자충수…오히려 독됐다

입력 : 2019-07-28 09:11:51 수정 : 2019-07-28 09: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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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바람 잘 날이 없다. 영화 ‘나랏말싸미’가 연일 잡음을 일으키며 결국 박스오피스에서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영화 내용이 역사 왜곡을 조장한다는 의견이 속출하며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나랏말싸미’는 지난 24일 개봉해 첫날, 15만 1262명을 기록해 기존 박스오피스 1위였던 영화 ‘라이온 킹’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25일, 24.8%가 줄어든 11만 3781명을 기록하며 2위 자리로 내려앉으며 ‘라이온 킹’과 자리를 바꿨다. 주말 박스오피스의 분수령인 26일과 27일에도 점점 1위 ‘라이온 킹’과 격차가 벌어졌고 두 번째 위치에 만족해야 했다.

 

 

개봉 전부터 난관이 시작됐다. ‘나랏말싸미’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故 전미선이 뜻밖의 비보를 전하며 숙연한 분위기를 맞았고, 애도의 의미로 홍보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제작보고회 및 언론시사회를 제외한 배우 및 감독 인터뷰를 비롯해 VIP 시사회를 포기한 것이다. 이어 한 출판사에서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개봉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해당 건은 기각 판결이 나오면서 한 고비 넘겼다.

 

하지만 틈새 홍보 전략이 자충수였다. 역사 강의로 유명한 이다지 강사에게 신미 스님이 주축이 된 창제설에 기반을 둔 강의 영상을 의뢰한 것이다. 세종 단독 창제설 및 집현전 학자들과 공동 창제설이 학계의 정설이지만, 자신들의 작품이 세종대왕(송강호)의 한글 창제 과정에 불교계 신미(박해일) 스님이 관여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재창작된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새로운 장르) 스토리인 이유에서였다. 

 

결국 이 강사는 뒤늦게 자신의 강연 영상이 균형 잡힌 역사의식이 아닌 편중된 시각을 심어줄 위험이 있다며 관련 클립을 모두 삭제했다. 뿐만 아니라 실 관람객 및 예비관객 사이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나오면서 흥행 순항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역사물은 다큐멘터리와 다르게 픽션이지만 민감한 장르다. 자칫 역사 왜곡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흥행을 거둔다면 기존의 역사서의 가르침보다 더 강력한 파급력을 가져줄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나랏말싸미’는 국민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측면이 다분하다는 얘기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나랏말싸미’ 영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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