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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참으로 시의적절한 영화… 울림 가득한 '봉오동 전투'

입력 : 2019-07-29 18:21:35 수정 : 2019-07-29 19: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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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참으로 시의적절한 영화다. 영화 '봉오동 전투'가 올여름 가장 가슴 뜨거운 영화로 기억될 듯하다.

 

원신연 감독의 신작 '봉오동 전투'가 29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어제 농사를 짓던 인물이 오늘의 독립군이 되어 이름 모를 영웅으로 살아간 시간과 그들의 승리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캐스팅도 빵빵하다. 유해진이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 역을, 류준열은 비범한 사격 실력의 발 빠른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 역을, 조우진은 총과 언변으로 일본군을 상대하는 마적 출신의 저격수 마병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여기에 최유화가 독립군에 합류한 저격수 자현 역을, 성유빈이 일본군에게 부모를 잃고 독립군에 자원한 소녀 개똥이 역을, 이제인이 일본군에게서 가까스로 살아난 소녀 춘희 역을 연기했다.

 

일제강점기 시절을 생생하게 그려내기 위한 일본인 배우들의 캐스팅도 돋보였다. 독립군을 쫓는 월강추격대 대장 야스카와 지로 역에는 키타무라 카즈키, 지로의 오른팔이자 월강추격대 중위 쿠사나기 역에는 이케우치 히로유키, 독립군의 포로가 된 일본 소년병 유키오 역에는 다이고 코타로를 캐스팅해 현실감을 높였다. 여기에 '감초 배우' 박지환이 야욕이 앞서는 남양수비대 대장 아라요시 시게루 역을 맛깔나게 연기에 극에 활력을 더했다.

 

'봉오동 전투'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영화다.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요즘처럼 일본의 경제보복이 이뤄지는 날선 상황에서 한국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다. 소위 말해 '국뽕 영화'라 불릴 수 있지만, 지금껏 전면으로 다룬 적 없는 봉오동 전투를 소재로 한 작품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렇다고 봉오동 전투를 신격화시킨 것은 아니다. 평범한 농민과 학생, 누군가의 남편이자 가장이었던 사람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군이 되고,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오직 독립을 위해 싸우는 과정을 가장 낮은 시선에서 그려냈다. 일부 장면에서는 일제에 탄압받고 학살당하는 모습들을 리얼하게 그려내기도 했다. 조금은 미화해서 그려낼 수 있었겠지만, 그때 겪은 아픔이 어느 정도였는지 스크린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기 위한 원신연 감독의 의지로 보여진다. 영화를 보면 저절로 주먹이 불끈 쥐어질 정도로, 통한의 역사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렇다고 애국심만 자극한 영화는 아니다. '봉오동 전투'는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겸비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역사왜곡을 미연에 방지하고, 독립신문에 기재된 사실을 기반으로 그려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로 그려냈다. 스크린을 내내 수놓는 전투 액션도 훌륭했다. 스피디한 전개, 박진감 넘치는 총검액션 그리고 엄청난 스케일과 로케이션이 스크린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버금갈 정도로, 잘 만든 전투액션 영화임에 틀림없었다.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마지막 순간까지 주목해서 봐야 할 영화가 바로 '봉오동 전투'다.

 

그 중심에는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 명배우들의 명연기가 있었다. 유해진은 거친 액션과 맛깔나는 입담으로 영화의 중심축을 담당했다. '믿고 보는 배우'의 대명사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 믿음을 기대 이상으로 보답하며 생애 최고의 명연기를 펼쳤다. 류준열은 날렵한 총액션부터 아픔을 간직한 내면연기를 입체적으로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왜 총을 잡았고, 무엇 때문에 일본에 저항해 싸우는지를 오직 연기로 납득시켰다. 

 

조우진은 유해진과 류준열의 중간적인 인물로, 극에 긴장감을 부여하며 흥미를 돋웠다. 박지환은 남양수비대 대장 아라요시 시게루 역을 재치있게 소화해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영화를 위해 열연을 펼친 배우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름 없는 독립군으로 출연한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봉오동 전투' 그날의 순간을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독립군의 첫 승리의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낸 '봉오동 전투'. 일본의 경제보복, 역사왜곡이 판치는 현 시점에서, 참으로 시의적절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8월 7일 개봉.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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