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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신간] 우리 삶은 어떤 맛일까…‘그릇을 비우고 나면 많은 것이 그리워졌다’

입력 : 2019-07-30 15:39:51 수정 : 2019-07-30 15: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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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삶과 음식을 버무리는 작가 정동현. 그가 기록한 고되고 뜨겁고, 짜고 또 달았던 인생의 맛이 ‘그릇을 비우고 나면 많은 것이 그리워졌다’에 담겼다. 

 

이 책의 저자 정동현은 대기업 사원에서 요리사로, 글 쓰는 셰프에서 칼럼니스트가 됐다. 그런 그가 한 그릇에 담긴 사람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바로 ‘그릇을 비우고 나면 많은 것이 그리워졌다’다.  

 

저자는 당구장집 아들로 자라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유통회사에 입사한 후 서른을 앞둔 어느 날 별안간 사표를 던지고 영국 요리학교로 맨몸으로 떠났다.  뒤늦은 요리 열정을 불사르며 전쟁터 같은 주방에서 일하던 꿈같은 시간을 통과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그만두었던 회사에 재입사했고, 더 이상 직업으로 요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때로는 군침 돌게, 때로는 사무치게 만드는 맛깔나는 음식 칼럼을 쓰며 여전히 음식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만들기 위해 견디고 버텨야 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는 돈가스에서 학창시절 친구를, 첫 데이트를 했던 연인을 떠올리지만, 저자는 이제야 이해하는 아버지의 못다 한 속내를 떠올린다. 학교 기숙사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아파하는 스무 살의 저자에게 방을 함께 쓰던 형이 사다 준 비닐봉지에 담긴 죽 한 그릇에 담긴 위로, 꿈도 허락하지 않는 밤을 통과하던 이름 없는 아시아 노동자를 아들로 돌아오게 만들었던 엄마의 부침개 한 장처럼 말이다. 

 

살기 위해,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지만, 그 속에는 그곳의 공기, 내음, 분위기, 사람들까지 수많은 순간과 장면이 담겨 있다. 같은 음식을 두고 저마다 다른 추억을 지닌 건 그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왜 우리가 인스턴트 라면 하나에 눈물을 흘리고 가슴이 북받쳐 오르는지 작은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책을 덮고 나면 허기진 배를 채울 음식보다 시절을 함께 지나온 그리운 누군가가 떠오르고, 많은 것이 그리워질 것이다.

 

정동현 지음. 284쪽. 수오서재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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