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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프로고 아마추어인지...화성에 완패한 수원

입력 : 2019-09-18 20:55:13 수정 : 2019-09-18 20: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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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화성 김진엽 기자] 역시 축구공은 둥글다. 수원삼성이 이 흔한 축구계 격언의 희생양이 됐다.

 

수원은 18일 화성종합스포츠타운 주 경기장에서 열린 화성FC와의 ‘2019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1차전에서 0-1 충격 패를 당했다. 다음 달 2일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한 점 차로 패했으나 내용까지 보면 완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 FA컵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내로라하는 강호들은 일찌감치 탈락했고, 비(非)프로 팀들이 ‘자이언트 킬링’을 선보였다. 준결승 대진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프로팀은 수원과 상주상무 두 팀뿐. 각각 3부, 4부 리그 격인 내셔널리그의 대전코레일과 K3리그 소속 화성이 남은 자리를 차지했다.

 

자연스레 수원의 우승에 무게가 쏠렸다. 네 번의 정상에 서며 포항스틸러스와 함께 공동 최다 우승 타이틀을 가진 데다, 네 팀 중 유일하게 우승팀에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실제 경기 전 가졌던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팀들은 “우리만의 동기부여를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원의 우승 유력을 암시한 바 있다. 경기 당일 최정예로 선발을 내세운 이임생 수원 감독도 “2차전은 없다고 생각하겠다”며 일찍이 우승행을 확정 짓고 리그 일정에 집중하겠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화성이 수원을 압도했다. 전력뿐 아니라 화성 원정을 온 많은 수원 팬들 덕분에 경기장까지도 안방 느낌이었으나, 수원은 화성을 상대로 이렇다 할 공격도 펼쳐보지 못했다. 터치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선수가 없는 공간에 패스하기 일쑤였다.

 

그에 비해 화성은 수원을 무너트리기 위해 제대로 준비했다. 미드필드 지역에 힘을 주면서 단순 속공보다는 점유와 역습을 적절히 섞어 상대 뒷공간을 공략했다. K리그 득점왕 출신의 유병수를 필두로 좌우, 중앙 자리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수원 골망을 정조준했다. 유니폼을 가리고 경기를 보면 누가 프로고 아마추어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였다.

 

 

선제골도 화성의 몫이었다. 전반 23분경 전보훈과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문준호가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 차기 슈팅으로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과거 수원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수원은 후반전 들어 염기훈, 한의권, 바그닝요 등을 투입하며 동점 골을 꾀했으나, 다급해진 탓에 더 발이 안 맞았다. 날카롭기로 유명한 염기훈의 크로스도 영점이 정확하지 않았다. 오히려 프로처럼 자신들의 축구를 하는 건 아마추어팀인 화성 쪽이었다.

 

전반전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야유를 퍼부었던 수원 팬들도 반전을 바라며 목청 터지라고 응원가를 불렀다. 후반 막판 결정적인 헤더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화성 골키퍼 이시환의 선방에 막혔고, 결국 1차전은 화성의 ‘자이언트 킬링’으로 막을 내렸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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