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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답답한 KIA의 현실…누군가를 탓 할 수도 없다

입력 : 2019-09-22 09:00:00 수정 : 2019-09-22 10: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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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이게 우리 현실입니다.”

 

 박흥식 KIA 감독 대행은 베테랑들을 설득한 끝에 젊은 피들에게 기회를 몰아줬다. 약 한 달이 지났다. 지금 KIA 경기를 보면 눈에 띄는 선수가 몇 없다. 특히 9월 한 달 간 저지른 실책만 28개다. 투수를 제외하고 야수진에서 나온 실수만 26개다. 팬들의 원색적인 비난에 박흥식 대행이나 선수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인데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박흥식 대행과 구단 관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KIA 야구가 재미가 없다. 박 대행의 진단은 부담감이다.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겹쳤고 결국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었다. 박 대행은 “어린 선수들이 체력적인 면도 있고 경기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움직임이 둔하다”며 “이해하지만 이게 실력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선수들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 스스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KIA의 진짜 현실은 따로 있다. 지난 5월 중순 김기태 전 감독이 자진 사퇴한 이후 KIA 감독직은 공석이다. 박흥식 대행이 4개월째 임시로 지휘봉을 잡곤 있지만 대행이란 직책 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 다음 시즌에도 감독을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아직까지 없다. 리빌딩을 하면서도 목적이 뚜렷한 실험을 진행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박 대행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코칭스태프도 난감하다. 포지션 변경을 고려했던 선수들의 이동 작업도 모두 멈췄다. 어떤 감독이 오느냐에 구성이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을 지켜보면서도 답답하다. 어린 선수들을 여럿 시험하는데 오히려 연습 때보다 실전에서 경기력이 더 좋지 않다. 실책이 급증한 건 말 그대로 집중력의 부재다. 한 경기만이 아니라 매 경기마다 실수를 연발하는 건 집중력과 실력에서 기인한다. 코칭스태프도 단기간에 이뤄낼 수 없는 문제다. 바로 결과물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선수들 역시 동기부여가 크지 않다. 김 전 감독이 사퇴한 이후 선수들이 체감한 메시지는 컸다. 이전과는 다른 경기력을 어떻게든 보여야 한다는 각오였다. 실제로 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순위도 끌어올렸다. 그런데 다시 추락했다. 시즌 종료가 다가올수록 이전과 같이 이겨보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수비에서 실책을 저질러도 서로 격려하는 것보단 외면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지금의 기회보단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 캠프에서 새로운 감독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는 걸 꿈꾼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장의 누군가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KIA는 지금을 외면하고 싶어도 두 눈으로 현실을 봐야 한다. 그래야 올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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