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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배가본드’ 한복입은 성 접대 신, 꼭 있어야만 했나

입력 : 2019-09-29 14:00:00 수정 : 2019-09-29 19: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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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15세 이상 관람가’ 지상파 드라마에서 남녀가 뒤섞여 음주와 가무를 즐기는 성접대 장면이 방송됐다. 과연 이 장면은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한’ 장면이었을까.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VAGABOND)’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는 게 골자다. 가족도, 소속도, 심지어 이름도 잃은 ‘방랑자(Vagabond)’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이 펼쳐지는 첩보액션멜로로 배우 이승기, 수지, 신성록, 문정희 등이 출연한다.

 ‘배가본드’는 제작비만 무려 250억 원이 투자된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첫 방송부터 ‘대작다운’ 화려한 볼거리와 흥미진진한 전개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차달건(이승기)은 모로코행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로 조카를 잃었고, 주 모로코 대사관 직원으로 위장한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배수지)와 사건의 배후를 쫓기 위해 치열한 추격전을 벌였다. 비행기 추락 사고와 테러의 연관성을 추적하던 중 방위산업체 존엔마크사 아시아 담당 사장 제시카 리(문정희)가 차달건 암살을 지시하며 본격적인 갈등을 예고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27일 3회 방송분에서 고위층을 상대로 한 성 접대 장면이 전파를 타 비난을 사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제시카 리는 전투기 사업인 FX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국방부 장관 심복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의 약점을 쥐고 협박한 뒤 여성 접대부들을 들였고, 한복을 입은 채 등장한 접대부들이 옷고름을 푸는 장면이 나왔다. 제시카 리는 국방부 장관을 데려와 협박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비친 방 안에는 상반신을 탈의한 채 음주·가무를 즐기고 있는 남성들과 모자이크로 처리된 여성들의 노출 장면이 나왔다. 국방부 장관이 버럭 화를 내자 종종거리며 몸을 피하는 모습까지 있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내 눈을 의심했다”며 불쾌함을 내비쳤다.

 ‘배가본드’는 ‘15세 이상 관람가’다. 밤 10시 방송 시간대를 고려했을 때 가족 단위의 시청자들이 함께 시청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부모님과 보고 있다가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는 시청 후기도 있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내부자들’의 성 접대 신이 연상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로비스트 제시카 리가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성 접대도 불사한다는 의지를 모자이크 처리까지 해 가면서 연출할 필요가 있었을까. 작품의 서사를 위해 필요한 장면이라고 옹호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불필요하게 과도한 설정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해당 장면이 방송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시간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배가본드’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전 세계에 공개되는 작품이라는 점 역시 ‘성 접대 신’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배가본드’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동시 방영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고유의 의복인 한복을 성 접대에 사용하다니 창피하다”고 비난한 시청 후기도 있었다. ‘배가본드’는 출연진과 스펙타클한 볼거리만으로도 충분히 승산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굳이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소재를 꺼내야만 했을까.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SBS ‘배가본드’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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