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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더그아웃스토리] “자부심 될게요”…LG 구본혁, 무뚝뚝한 아들의 편지

입력 : 2019-10-07 11:00:00 수정 : 2019-10-06 17: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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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돔 최원영 기자] 무뚝뚝한 아들은 애정표현에 서툴렀다. 대신 “꼭 가족의 자부심이 되겠다”는 말로 진심을 전했다.

 

구본혁(22)은 동국대를 거쳐 올해 2차 6라운드 55순위로 LG에 입단한 대졸 신인이다. 타격보다는 안정적인 내야 수비에 강점을 갖는다. 이를 바탕으로 정규시즌 주전 3루수 김민성, 유격수 오지환의 백업 요원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총 57경기서 타율 0.176(85타수 15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데뷔와 동시에 중책을 맡았다. 포스트시즌 주전 유격수가 그의 몫이 됐다. 오지환은 지난달 22일 왼쪽 무릎 내측 측부 인대를 다쳤다. 3주간 재활 진단을 받고 회복 중이나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구본혁은 큰 경기를 앞두고 부담과 긴장감에 휩싸였다. 약 10년간 자리를 지켜온 선배를 대신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까지 설쳤다. 공수에서 실수 없이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힘을 내야 했다. 구본혁은 가족을 떠올렸다. 지난 3일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가족들을 서울 잠실야구장으로 초대했다. 그는 “직접 표를 사서 부모님께 드렸는데 생각보다 비싸던데요”라며 수줍어한 뒤 “가족들 앞에서 뛰니까 더 좋았어요. 긴장도 조금 덜 됐고요”라고 미소 지었다. 이날 그는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평소 가족들과 야구 이야기를 자주 하지는 않는다. 구본혁은 “저희는 서로 훈훈하게 칭찬해주는 가족은 아니에요. 다들 집에선 말이 없어요. 저도 무뚝뚝한 아들이에요”라면서도 “근데 가족들이 잘했다고는 하더라고요. 뭐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하시던데요?”라며 밝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나뿐인 남동생도 남몰래 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구본혁은 “걔가 지금 스무 살인데요, 잠실야구장에 친구들 데려와서 제가 자기 형이라고 막 자랑했대요. 아유 뭘 그렇게까지…”라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프로 첫발이 산뜻하다. 가족들도 구본혁을 ‘자부심’이라 말한다. 구본혁은 “저 아직 그 정도는 아니에요. 정말 자랑할 만한 아들, 형이 될 때까지 더 열심히 할게요”라며 “끝까지 지치지 않고, 더 잘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라고 힘줘 말했다. 애정이 가득 묻어났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고척돔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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