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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류현진, 풍파도 견딘 억새꽃… MLB PS 사상 첫 선발 3승

입력 : 2019-10-08 08:00:00 수정 : 2019-10-08 08: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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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류현진(32·LA다저스)이 가을에도 반짝였다. 마치 억새꽃처럼 화려한 색깔과 달콤한 꿀은 없었지만, 억센 바람에 꺾이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팀은 승리했고, 류현진은 한국인 선수로는 사상 처음 MLB 포스트시즌 통산 선발 3승의 금자탑도 세웠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치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2019 미국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10-4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상대 4번 타자 후안 소토에게 투런 홈런을 맞는 등 피안타 4개를 맞았지만, 삼진 3개를 곁들이며 2실점으로 버텨 팀의 소중한 1승을 안겼다.

 

이로써 류현진은 MLB 포스트시즌 통산 3승을 거뒀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3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생애 첫 승을 거둔 류현진은 2018년 내셔널리그 디비전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2승째를 챙겼고, 이날 3승을 기록했다. 한국인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 3승을 챙긴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리안리거 MLB 포스트시즌 최다승은 김병현(은퇴)이 거둔 4승이며, 박찬호는 3승을 거둔 바 있다. 다만 이들 모두 불펜에서 챙긴 승리였다.

 

다저스에 이날 경기는 포스트시즌 전체 향방이 달린 중요한 경기였다. 홈 2연전에서 1승1패로 밀린 상황에서 워싱턴은 4차전에 특급 에이스 맥스 슈어저를 선발로 예고한 상태였다. 만약 이날 경기에 패하고, 4차전에서 슈어저를 극복하지 못하며 그대로 가을야구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류현진의 컨디션도 그렇게 좋진 않았다. 특유의 체인지업이 날카롭게 들어가긴 했지만, 워싱턴 타자가 영리하게 커트하며 직구를 노렸다. 1회는 여기에 말렸다. 소토를 상대로 변화구를 구사하며 스트라이크를 잡아냈지만, 직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투런 홈런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노련한 피칭으로 위기를 넘겼다. 체인지업을 커트 당하면 커브와 커터를 활용하며 혼란을 줬다. 빠른 직구에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피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직구를 꽂았다. 덕분에 4회와 5회 각각 무사 1, 2루와 2사 1, 2루의 위기를 몰렸지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병살타 포함 범타를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날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마틴은 “컨디션과 제구력이 완벽한 편은 아니었다”라고 털어놓으면서도 “하지만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영리하게 투구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아는 투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미국 언론 역시 “홈런을 맞은 뒤 엄청난 회복력을 보여줬다”며 “위기관리 능력이 워싱턴 발목을 잡았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홈런을 맞은 뒤 정신이 뻔쩍 들었다. 추가 실점 안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라며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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