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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사풀인풀’마저…KBS 주말극 ‘막장’ 되풀이?

입력 : 2019-10-12 11:30:26 수정 : 2019-10-12 13: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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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고등학생의 자살, 자살 방조, 그로 인해 얽히고설킨 관계와 갈등 예고까지.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이 2주간 풀어낸 이야기다. 

 

 지난달 28일 첫 방송된 ‘사풀인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사람들의 인생재활극.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 드라마다. ‘시청률 보증수표’라 불리는 KBS 주말극인 만큼 17%의 시청률로 출발해 25.7%(닐슨코리아, 전국, 8회 기준)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시작부터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로 출발해 시청자의 원성을 샀다. 지난 방송에서 고등학생 김청아(설인아)와 구준겸(진호은)은 수면제, 번개탄 등 극단적 선택을 위한 준비물을 마련해 지방에서 만났다. 준겸은 청아의 밝은 모습에 홀로 죽음을 택하고, 뒤늦게 사실을 알아채고 준겸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청아의 모습이 그려졌다. 눈앞에서 죽음을 목격한 청아는 엄마 선우영애(김미숙)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딸을 자살 방조범으로 만들 수 없는 엄마는 사건을 은폐했다. 이름난 판사인 홍유라(나영희)는 자기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니라 의사자라는 사실에 내심 안도한다.

 왕따의 피해자로 고통받은 청아였지만 준겸의 죽음으로 더 큰 고난을 겪게 됐다. 준겸의 장례식장에 찾아간 청아는 준겸의 이모(박해미)에게 물벼락을 맞는다. 아빠(박영규)는 상처받은 딸을 보듬어주기는커녕 집을 나가라고 소리치고, 언니 설아(조윤희)는 꿈꾸던 결혼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며 ‘차라리 너도 죽지 그랬냐’는 막말을 내뱉는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섰던, 온몸이 멍투성이인 학교 폭력의 피해자에게 가족마저 울타리가 돼주지 못하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시작에 앞서 ‘사풀인풀’ 한준서 감독은 “주말 연속극이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소재를 많이 사용한 건 사실이다. 우리의 딜레마는 그렇게 해야 시청률이 잘 나오나 하는 것”이라고 주말극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사풀인풀’은 과거 주말극과는 맥을 달리하고, 차별화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쁘고 잘 사랑하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잘 헤어지는 이야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사풀인풀’의 초반 전개는 주말 저녁 가족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방송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소재였다. 더군다나 공영방송 KBS여서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한 감독이 “막장, 출생의 비밀 등은 나나 작가에게 익숙하지 않다. (막장은) 많이 봐왔으니 우리는 안 보여드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약속했던 터라 더욱 그렇다. 

 

 최근 KBS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은 상상암이라는 초유의 소재로, ‘하나뿐인 내편’은 간이식을 소재로 해 한계에 부딪혔다. 전작 ‘세젤예’는 청정 드라마를 지향했지만 결국 출생의 비밀과 시한부로 후반부를 장식하고 말았다. ‘자살’이라는 소재로 문을 연 ‘사풀인풀’도 예외는 아니다. 인물 소개를 통해 준겸의 형 준휘(김재영)와 청아의 러브라인, 설아-진우(오민석)의 불륜이 예고된 상황. KBS 주말극의 막장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우려도 기우가 아니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사풀인풀’ 방송화면 캡쳐,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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