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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엿보기] ’현란’ 김광현 ‘탄탄’ 브리검… 동갑내기 1선발의 ‘명품 투수전’

입력 : 2019-10-14 23:44:55 수정 : 2019-10-14 23: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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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문학 권영준 기자] 김광현(31·SK)의 슬라이더는 현란했다. 브리검(31·키움)의 투구는 탄탄했다. 스타일은 달랐지만, 팀의 제1선발 에이스로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명품 투수전으로 선보였다.

 

SK와 키움은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2019 신한은행 KBO리그 MY CAR’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격돌했다. 시리즈 주도권을 잡기 위해 팀 최고 에이스 김광현과 제이크 브리검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광현은 자신의 최고 구질인 슬라이더를 활용해 현란한 투구를 선보였다. 사실 초반 오른손 타자 바깥쪽에 꽉 차는 직구가 제대로 컨트롤되지 않았다. 공이 1~2개 정도 빠지거나 높았다. 날씨가 춥고, 정규리그 종료 후 플레이오프까지 공백기가 영향을 미친 모습이었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지 못하면서 1회에만 안타 2개를 내주면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김광현은 역시 가을 야구에 능숙한 모습이었다. 직구를 고집하지 않고,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통해 타자를 공략했다. 그러자 2회부터 무섭게 키움 타자를 무력화했다. 2회 선두타자 이지영부터, 장영석, 김혜성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지영과 장영석에게는 커브를 결정구로 사용했고, 김혜성은 슬라이더로 잡았다.

3회에도 위력투는 이어졌다. 슬라이더의 위력이 더해졌다. 선두타자 박정음과 서건창을 모두 슬라이더로 돌려세웠다. 4회 역시 박병호는 슬라이더로 방망이를 헛돌리게 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슬라이더만 활용한 것이 아니다. 2회 커브, 3~4회 슬라이더를 사용하면서 눈에 익게 한 뒤 5회에는 강력한 직구로 서건창에게 삼진을 잡아냈다.

 

김광현은 직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5피안타 1볼넷을 허용했지만, 강력한 커브와 슬라이더로 5이닝 동안 무려 8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투구 수가 많아 5이닝으로 1차전 등판을 마쳤지만, 에이스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김광현은 이날 8개 탈삼진 추가로 플레이오프 통산 42개의 삼진을 기록, 종전 통산 플레이오프 최다 삼진 35개(김상엽)를 넘어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브리검도 절대 밀리지 않았다. 김광현처럼 현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단단한 내구성을 자랑했다. 직구와 투심을 바탕으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고루 섞었다. 변화구 구종이 많아 화려해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로 귀결된다. 투구 자체가 상대 타자 무릎 부근에서 탄착군을 형성했다. 직구 계열도 브레이킹 볼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눈에 띄는 것은 이날 5⅓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2루를 밟게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회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으나, 이후 3명의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2회에도 2사 후 최항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3~4회 모두 삼자 범퇴로 돌려세웠다. 5회 역시 볼넷 하나와 안타를 맞았지만, 결정적인 견제구로 1루 주자 김강민을 잡아내는 등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김광현처럼 삼진 쇼를 펼친 것은 아니지만, 무릎 높이의 공을 평균적으로 돌리면서 범타를 유도했고, 이를 바탕으로 단 1명의 주자도 2루 진루를 허용하지 않는 담백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경기 결과는 연장 11회초 타선이 폭발한 키움이 3-0으로 SK를 누르고 한국시리즈행 확률 79.3%를 잡았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1선발 투수가 선보인 투구와 위기관리 능력은 단기전의 흥미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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