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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스포츠계에도 만연한 ‘악플’…당신은 오늘 ‘가해자’였습니까

입력 : 2019-10-16 12:00:00 수정 : 2019-10-17 15: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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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병호는 과거 몇 년 간 한 누리꾼의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지난 14일, 가수 겸 배우 설리가 만 25세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 스스로 택한 비극적 결말이라는 게 중론이다. 듣고 싶지 않은 소식이었다. 매년 연예계에서는 스타들의 자살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은 대부분 우울증이 발단이 돼 극단적 선택에 몰렸다.

 

우울증의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악성 댓글, 이른바 ‘악플’이다.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누리꾼들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사사건건 공격을 일삼았다. 무차별적인 악플 폭격은 당사자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그들의 가족, 친구, 지인까지 모두가 화살의 과녁이 됐다.

 

비단 연예계만의 문제일까. 스포츠계도 이미 오래 전부터 병들고 있다. 종목이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악성 댓글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했다. 선수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눈을 감고 귀를 막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까지 누구도 예외는 없었다.

 

일례로 프로야구에서는 박병호(키움)가 오랫동안 시달렸다. ‘국민거품 박병호’라는 닉네임을 가진 한 누리꾼이 약 5년간 박병호의 기사에 그를 비난하고 폄하하는 댓글을 달았다. 가족을 향한 인신공격도 포함됐다. 총 개수 4만여 개를 훌쩍 넘길 만큼 끈질겼다. 박병호의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구단 차원에서 고소를 진행하려 했지만 박병호가 이를 말리며 일단락됐다.

 

여자선수들은 들끓는 성희롱 댓글에 마음을 다쳤다. 외모, 몸매를 평가하는 건 다반사고 입에 담지도 못할, 성적 수치심을 주는 내용이 아무렇지도 않게 줄을 이었다. 한 여자배구선수는 자신의 기사 혹은 영상에 달리는 해당 댓글들이 두려워 인터뷰하기가 망설여진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경기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치어리더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생각 없이 올린 악성 댓글 한 개가 누군가에게는 수백, 수천 개의 악플로 불어나 가슴에 꽂힌다. 댓글을 올리는 건 자유지만, 비난과 비판은 반드시 구별돼야 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손가락질이 아닌 건강한 비판이다. 그리고 격려다. 손쉽게 던진 돌에 벌써 몇 명이 병들고 있는가.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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