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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남자’의 스키니진, 다리에는 ‘독’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0-07-07 17:45:35 수정 : 2020-07-07 17: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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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상대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이해하라는 뜻이다. 인간에게는 이기심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머리로는 알지만 역지사지를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이 갑작스럽게 상대방과 뒤바뀌게 된다면 말은 달라진다.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는 현대 사회에 첨예하게 대립하는 젠더 갈등의 해결책으로 ‘역지사지’를 제시하고 이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장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 다미앵(빈센트 엘바즈 분)이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사회의 남녀 역할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단순히 성 역할의 변화뿐만 아니라 아예 여성우월주의 사회로 전환된다.

여성이 주도하는 사회에서 남성들은 이성의 시선을 끌기 위해 왁싱을 하고, 피부 미용에 힘쓴다. 신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복대를 차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뿐만 아니다. 영화에서 표현하는 사회에서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들의 성희롱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남성우월주의자였던 다미앵은 이러한 변화에 저항하기도 했지만,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사회의 관습을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꽉 끼는 옷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다미앵도 어느새 적응해 허리를 바짝 압박하는 바지를 즐겨 입게 된다.

남성우월주의에 찌들어 있던 다미앵은 이러한 혼란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깨닫는다. 영화는 몸에 꽉 끼는 옷과 보정속옷과 같은 주로 여성들이 입는 의상을 남성이 입으면서 느끼는 불편함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키니진이다. 스키니진처럼 몸을 조이는 의상은 혈액순환을 방해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만약 장시간 동안 스키니진이나 보정속옷을 입으면 하체 혈액순환 장애로 하지정맥류나 하체가 시리고 붓는 하체냉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하지정맥류와 같은 경우 남녀를 불문하고 매년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는 지난 2015년 19만7986명에서 2019년 31만3681명으로 5년 새 약 60%나 증가했다.

또 몸 속 장기에도 압박이 전달돼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소화활동도 방해를 받아 변비, 방광염 등 신진대사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몸을 조이는 만큼 불편한 자세가 이어지고 허리통증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타이트한 의상 착용을 삼가는 게 중요하다.

이성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영화에서 다미앵은 “직접 경험하기 전엔 알 수 없어요”라고 말한다. 아프기 전까지는 사소한 생활습관이 건강을 망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멋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지 않을까. 상대방이 아닌 내 몸이 만족할 수 있는 옷차림과 생활습관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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