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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메모] 어떻게 이뤄낸 유관중인데 ‘응원 자제 안내’에 “싫어”라뇨

입력 : 2020-08-09 20:54:56 수정 : 2020-08-09 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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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김진엽 기자] “육성 응원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싫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운영되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 부분 유관중 홈경기 운영에서 모두가 협조적이진 않다.

 

 9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유나이티드와 성남FC의 맞대결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라운드 경기에서 다소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상황은 이렇다. 인천은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2020시즌 반환점을 돌 때까지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면서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잔류왕’ 명성에 금이 가기 일보 직전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한 주간 사령탑 선임 과정으로 한 차례 시끄러웠다. 이임생 수원삼성 전 감독을 급하게 데려오려다가 불발되는 잡음이 있었다.

 

 다행히 빠르게 조성환 전 제주유나이티드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했고 이번 성남전부터 지휘봉을 맡겼다. 제주 시절 특유의 형님 리더십이 빛났던 조 감독인 데다 과거 조 감독과 연을 맺었던 선수들, 코치진이 많아 빠르게 손발이 맞을 거란 기대를 받았다. 이에 이날 경기장에 많은 관중이 찾았다. 공식 관중 수는 1556명. 첫 홈 관중 입장이었던 지난 14라운드 광주FC전(1865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응원문화는 다소 아쉬웠다. 코로나19 시대에 걸맞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경기 시작부터 육성 응원이 들려왔다.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부분 유관중에 앞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육성 응원 금지를 요청했다. 가이드라인 개정안 ‘5. 홈경기 운영 가이드라인’의 ‘마. 응원문화’ 항목에 따르면 ‘감염의 위험도가 높은 응원 금지(소리지르기, 응원가, 어깨동무, 메가폰, 부부젤라 등) * 홈페이지, SNS를 통한 사전 안내 / 경기 당일 응원 금지 관련 장내방송, 전광판 활용 안내’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날 인천 팬들은 이 항목에서 ‘소리지르기 금지’를 준수하지 않았다.

 

 전반 초반부터 양 팀 선수들의 몸싸움이 치열했다. 충돌 장면이 많이 나왔다. 홈 팬들은 흥분을 쉬이 가라앉히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직관으로 경기를 보면서 달아오른 열기를 잠재우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대부분의 팬들이 코로나19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제했다.

 

 그러나 몇몇 팬들은 대놓고 부분 유관중 정책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24분경 사건이 발생했다. 육성 응원이 계속되자 장내 아나운서가 “육성 응원은 자제 부탁드립니다”고 말하자 홈 관중석에서 “싫어”라는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를 외친 해당 팬 외에도 인천 서포터스석에서 돌발 육성 응원이 끊이질 않았다. 성남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져있을 땐 “나가! 나가라고!”라고 외치며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반 2분 이태희의 반칙 장면 관련해서 주심이 VAR(비디오판독시스템)을 오래 보자 “뭐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전에 이미 장내 아나운서는 한 차례 육성 응원 자제를 요청한 상황이었다. 후반 14분 나상호에게 실점한 뒤에도 계속됐다. 경기 종료까지 심심치 않게 육성 응원이 들려왔다. 몇몇 팬들은 연맹의 또 다른 규정인 거리두기마저 지키질 않고 붙어서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행동이었다.

 

 현재 K리그는 관중석의 30% 규모로 관중 입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를 알렸고 연맹은 이에 맞춰 지침을 보완해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인천과 성남전과 같은 비협조적인 응원 문화가 계속된다면 힘겹게 열린 경기장 입장 문이 완전하게 열리는 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모두가 함께 코로나19 시대에 걸맞게 성숙한 응원문화와 자세를 인지해야 할 때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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