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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포커스] 마이데이터, 21세기 ‘골드러시’ 될까

입력 : 2020-12-01 01:00:00 수정 : 2020-11-30 18: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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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팀윙크 대표

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에 큰 성공을 거둔 세 명의 부자가 있다. 샘 브래넌, 리바이 스트라우스, 그리고 릴랜드 스탠포드이다.

이들은 금을 캐는 도구를 독점하고, 금을 캐는 사람들에게 청바지를 만들어 팔고, 철도를 통해 사람들을 이동시키며 부를 축적하였다.

19세기 골드러시의 핵심 성공요소는 재화의 독점, 상품 혁신, 인프라 선점이었다.

21세기에도 ‘골드러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보의 민주화가 가속화되며 빠른 실행력과 기술, 더욱 나은 고객 경험 제공, 협업과 경쟁을 통한 시장 확장 등이 성공의 핵심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19세기에는 금을 찾는 사람들이 서부를 개척하고 자유와 질서를 만들었다면, 21세기에는 IT와 데이터를 재료로 인간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혁신과 뉴노멀을 만들고 있다.

21세기 '골드러시'의 상징은 바로 유니콘 기업이다. 유니콘 기업은 10억 달러(약 1.2조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설립된 지 10년 이내의 기업을 의미한다.

리서치 기업 CB인사이츠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10개다. 미국, 중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하지만, 동 기관에서 예측한 미래를 선도할 유니콘 기업 50개 중 한국 기업은 없다. 50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데이터와 핀테크, 헬스케어 등 기술 중심의 회사들이지만,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커머스와 제조, 유통 기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이 탄생하기 어려운 이유는, 척박한 환경과 작은 시장 규모의 한계 때문일 것이다. 높은 수준의 IT 인프라와 데이터 환경이라는 금광을 보유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발목이 잡혀 있다.

특히 대표적 규제 산업인 금융은 혁신의 속도가 더욱더 더디다.

이러한 한계 극복을 위해 금융당국은 미래의 금광인 금융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마이데이터업(본인 신용정보관리업)을 신설했다. 데이터를 이용하여 금융 혁신을 추진할 법적 근거도 마련되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정착되고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하면 금융시장의 혁신과 디지털화는 더 빨라질 것이다. 실제 2019년 5월 이후 등장한 대출 비교 서비스는 금융사 간 경쟁을 촉진해 평균 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시장의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금융사와 핀테크의 협업과 경쟁이 공존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산업 활성화에 있어 제도와 규제는 필수 불가결하다. 그러나 규제는 완벽할 수 없다.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데이터업은 인적, 물적 투자를 기반으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제약이 있다. 소규모의 스타트업이 도전하기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데이터를 21세기의 금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규제는 완화하고, 데이터 역량 확보를 위한 기술 연구에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21세기의 새로운 골드러시를 위해 탄생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초심을 잃지 않고 핀테크 업체들의 샌드박스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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