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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습니다”…하승우가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입력 : 2020-12-02 06:00:00 수정 : 2020-12-02 10: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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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의정부 최원영 기자] 하승우(25)가 “자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영철(56) 우리카드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주전 세터는 하승우다. 선발 라인업에 들기까지 굴곡이 많았다. 그는 2016~2017시즌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다. 중부대에서 스피드 배구를 선보이던 자원으로 시선을 끌었다. 프로에서는 쉽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매년 김광국(현 한국전력), 유광우(대한항공), 노재욱(삼성화재·공익근무요원 복무 중) 등 쟁쟁한 선배들 뒤를 받쳐야 했다.

 

 올 시즌 주축으로 거듭났다. 팀 내 세터는 총 4명. 4시즌 차 이적생 이호건과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각각 1라운드 6순위, 2라운드 2순위로 뽑힌 홍기선, 김광일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영철 감독은 팀에 가장 오래 있었던 하승우를 첫 번째 세터로 낙점했다.

 

 오랜 기간 준비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손끝이 계속해서 흔들렸다. 출전 시간이 조금씩 줄었다. 이호건이 대신 선발 출전하는 날도 많았다. 신 감독은 하승우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심리적인 부담감이 큰 듯했다.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이라며 “볼 끝이 죽더라. 예전엔 하지 않던 실수도 가끔 나왔다”고 짚었다.

 

 하승우만의 문제는 아니라며 감싸 안았다. 신 감독은 “세터와 공격수는 상부상조해야 한다. 시즌 초반 승우가 상대 블로커를 잘 따돌려줬는데도 득점이 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그러면 세터는 공을 올려줄 곳이 없다. ‘나 때문에 졌다’는 생각에 불안해진다”고 밝혔다.

 

 선수는 물론 팀을 위해서라도 주전 세터를 고정해야 했다. 세터마다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 자꾸 변동이 생기면 공격수들의 리듬까지 무너지기 때문. 신 감독은 “하승우로 간다”고 못 박았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배구를 해야 한다. 팀 전반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승우가 성장해줘야 한다. 훈련할 때 보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확신이 생긴 계기가 있다.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대화를 나눴다. 신 감독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라. 배구 기술을 떠나 심리 상태, 마음이 문제”라며 “극복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자신 없으면 그만두고 집에 가라”고 말했다. 하승우는 “자신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은 “그래. 이제 너를 교체하지 않을 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고 미소 지었다. 그는 “승우의 표정이 밝아졌다. 훈련, 실전을 가리지 않고 잘해주고 있다”고 웃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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