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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비 증액 제안했던 이대호 “회장 될 줄 몰랐다”

입력 : 2020-12-02 16:27:58 수정 : 2020-12-02 18: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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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청담 이혜진 기자] 또 한 번 길을 잃은 듯하다.

 

2019년 3월 18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임시 이사회를 개최했다. 차기 회장 후보 선정 방법과 업무, 임기 그리고 판공비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선수협은 2017년 4월 3일 이호준 전 회장이 사퇴한 뒤 새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대호는 판공비를 기존 2400만원에서 1억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선수협 사무국은 어렵다고 했다. 결국 6000만원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19~21일 진행된 회장선거에서 이대호가 회장으로 당선됐다.

 

자신이 회장이 될 줄 알고 의견을 냈던 것일까. 이대호는 강력 부인한다. “솔직히 회장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600여명의 선수들이 투표를 하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회장 선출 과정이 사실상 이대호를 추대하는 자리로 여겼던 선수들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대호는 “당선될 줄 알았다면 판공비 얘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논란이 될 게 뻔한 데 굳이 그런 이야기를 했겠는가. 누가 회장이 되던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선수협은 선수회비로 운영된다. 연봉의 1%를 회비로 내야 한다. 최저연봉(2700만원)을 받는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필요성을 감안해도 금액 적으로 과하다는 비난이 쏟아진 배경이다. 결과적으로 이대호는 회장 부임 후에도 판공비를 조정하지 않았다. 이대호는 “판공비 외엔 어떤 것도 받지 않았다”면서도 “이렇게 문제가 될 줄 알았다면 벌써 시정했을 것이다. 그동안 선수협이 운영되는 과정에서 판공비 논란이 없었기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선수협은 프로야구 선수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기구로 2001년 공식 설립됐다. 목적과는 달리 소수 선수만을 위한 귀족화됐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아왔다. 이대호가 회장이 된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장 목소리를 높게 냈던 부분은 FA 제도 개선안이었다. 이번 논란으로 선수협은 또 한 번 스스로 신뢰감을 잃었다. 선수협을 바라보는 시선엔 실망감이 가득하다. 잡음이 생길 때마다 선수협은 “개선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이지만 매번 그때뿐이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청담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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