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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장(長)딴지] 신생팀이 알아야 할 것, 호의는 권리가 아니다

입력 : 2021-04-21 11:21:42 수정 : 2021-04-21 11: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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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페퍼저축은행이 여자프로배구 7번째 구단으로 다음 시즌 합류한다. 신생팀의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해 기존 6개 구단은 도의적 차원에서 양보를 결정했다. 2021, 2022년 신인드래프트 ‘6+2’ 우선 지명권 혜택을 줬고 각팀서 보호선수 9명을 제외한 1명씩을 보내기로 했다. 올해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1순위 선택권도 내줬다. 순조로웠던 과정이 페퍼저축은행의 무리한 요구로 얼룩졌다. 김연경을 영입하고 싶다는 것. 원소속팀 흥국생명은 21일 “우리는 이적시킬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연경은 세계적인 레프트 공격수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국내 복귀를 결정, 친정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해외구단들의 오퍼 속 차기 행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 페퍼저축은행이 관심을 보였다. “우리도 정식구단이 됐다. 여러 변수가 있지만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싶다”며 “흥국생명에 요청해보겠다. 김연경이 온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식에 어긋난다. 규정상 불가능한 일이다. 김연경이 국내에서 소속팀을 옮기려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적하거나 구단의 트레이드가 있어야 한다. FA 기준을 충족하려면 6시즌을 채워야 한다. 김연경은 5시즌을 소화했다. 보류권은 여전히 흥국생명이 가지고 있다. 프로의 세계에서 최상의 전력을 구성해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구단의 의무다. 흥국생명이 ‘대승적 차원’이라는 신생팀의 요구를 들어줄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잘못된 선례로 남을 수 있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페퍼저축은행이 언론을 통해 당 구단 소속 김연경 영입 의사를 수차례 밝히고 있다. 우리는 이적 의사가 없다”며 “지난 20일 이사회서 기존 구단들은 신생팀 창단을 축하하며 적극 동참하고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신생구단이 규정과 절차에 맞지 않는 당 소속선수 영입을 이야기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 이적과 관련해 사전 모의 등 행위는 한국배구연맹의 규정과 절차에 위배되는 일이다. 구단과 소속선수 이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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