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가치, 폭력으로 대체” 혹평
‘장화, 홍련’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한 영화 ‘언인바이티드’ |
개봉도 못하고 DVD로 직행한 ‘엽기적인 그녀’ 리메이크작 ‘마이 쌔씨 걸’을 제외하고는 ‘언인바이티드’는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리메이크 중 가장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거울 속으로’를 리메이크 한 ‘미러’는 첫 주 116만 달러를 벌었고, ‘시월애’의 리메이크작 ‘레이크 하우스’는 첫 주 1361만 달러였다. 두 영화는 각각 최종 3069만 달러, 5233만 달러라는 ‘중박흥행’ 정도로 평가된다.
‘언인바이티드’의 실패는 현지 배급 분위기와도 연관돼 있다. 올해 할리우드에서는 연초부터 ‘언본’,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3D’, ‘언더월드3’ 등 호러영화가 너무 많이 개봉됐다. 장르영화가 이렇게 한꺼번에 몰리니 후발주자인 ‘언인바이티드’에게는 식상하다는 평가가 따라붙을 수 밖에 없었다.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 할리우드를 강타한 일본 호러 리메이크 붐은 이젠 옛말이 됐다. ‘링’(1억2912만 달러), ‘그루지’(1억1035만 달러) 같은 대형흥행작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반짝 인기를 끌었던 태국산 호러 리메이크 ‘디 아이’도 첫 주 1242만, 최종 3142만 달러 수준이었다. ‘언인바이티드’는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최종 흥행 성적이 예상되고 있다.
현지 비평계의 평가는 암울한 수준이다. 영화비평 통계사이트 ‘로튼토마토’를 보면 ‘언인바이티드’는 72개 비평매체 중 불과 26개만 영화를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이 중 슬랜트매거진의 닉 셰이거는 “아시아 호러 리메이크 붐이 꺼진지 2년 뒤에 등장한 영화”라고 짚었다. 시네마블렌트닷컴의 케이티 리치는 “‘언인바이티드’는 호러영화보다는 메인 주의 여행가이드로써 더 효과적이다”고 비꼬기도 했다. 릴링리뷰스의 로라 클리포드는 “대부분이 아시아 호러의 영어권 리메이크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오리지널의 섬세함을 무차별 폭력으로 대체하고 있다”라고 오히려 원작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줬다.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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