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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흡혈귀 가슴속 인간적 고뇌 꺼냈다”

입력 : 2009-04-15 22:08:41 수정 : 2009-04-15 22: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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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탐욕 부각… 기존 멜로완 완전히 달라
“김옥빈 총명한 팜므파탈 연기, 놀라울 정도”
배우 송강호(오른쪽)와 김옥빈.
‘박쥐’의 송강호를 김옥빈과 함께 만났다. 박찬욱 감독의 화제작에서 함께 작업한 두 남녀는 치열함을 가지고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영화의 실체적인 내용은 30일 개봉을 앞둔 현재까지도 베일에 쌓여있다. 뱀파이어가 등장하며, 철학적 성찰이 담겨있다고 하며, 원색적인 여배우의 노출 논란까지,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궁금증들을 두 배우에게 물었다.

송강호는 베테랑 배우답게 여유롭게 영화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즐겼고, 김옥빈은 신인배우로써 다소 긴장한 모양새였지만 눈빛의 총기만큼은 송강호 못지않았다. 두 명 배우를 동시에 마주한 인터뷰 자리에서는 일말의 긴장감까지 돌았다.

배우 송강호는 친절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며 열린 자세를 보였다. 이것은 박 감독과 작업한 결과물에 대한 확신 때문이었으리라. 송강호는 10년 전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의 유명한 갈대밭 장면 촬영을 할 때 처음 ‘박쥐’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런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의구심을 품었다.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예술적 가치가 높아져 선입견이 생길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박 감독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을 거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박쥐 프로젝트’는 현실이 됐다.

송강호는 “(박 감독을)끝까지 믿고 갔다. 개인적으로도 궁금증을 가지고 기다려온 영화다. 10년이 지난 지금 만들어진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고 반겼다. 한국영화에서 생소한 ‘뱀파이어’라는 소재에 대해 “송곳니가 강조되는 전통적인 뱀파이어의 모습은 아니다. 딜레마에 빠지는 인간적인 고뇌가 담겨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불륜’을 주제로 하고 있다. 가장 경건해야 할 신부가 친구의 아내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인간 본연의 내밀한 탐욕이 부각된다. 송강호는 “기존 멜로의 공식을 따라가는 영화는 아니다. 감정의 문법 자체가 틀리다. 음악, 편집 등 박찬욱식 표현들이 관객의 심장박동수를 높일 것이다”고 귀띔했다. 영화에 쏟아지고 있는 기대감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고급스럽다. 격조 있게 표현했다”라고 정면 돌파했다.

배우 송강호는 한국 영화 ‘뉴웨이브’의 중심에 섰다. 90년대 후반 혜성처럼 나타난 박찬욱(공동경비구역JSA?복수는 나의 것), 김지운(반칙왕?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봉준호(살인의 추억?괴물) 등 세 명의 재능 있는 감독을 주연으로 모두 경험한 유일한 배우다. 송강호는 “공통점을 이야기하자면 색깔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예술가치가 비슷하다. 그런데 양식과 스타일은 다르다”며 간단하게 세 감독을 비교했다.

옆에 있는 여배우 김옥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감정의 진폭이 큰 연기를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그런데 정말로 놀라운 연기를 해냈다. 단순히 기상천외한 연기가 아닌 무기력하지만 총명한 팜므파탈 연기를 소화했다는 점에 감탄을 했다”고 칭찬했다. 영화의 노출논란에 대해서도 한마디 얻었다. “‘색,계’ 같은 영화와는 지향점이 다르다. 다른 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송강호의 목소리는 짧지만 단호했고 또 묵직했다. 역시 대한민국의 200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의 ‘포스’였다.

스포츠월드 글 김용호, 사진 전경우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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