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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작영화 허와 실… 최고의 캐스팅, 최악의 완성도

입력 : 2009-05-27 23:42:04 수정 : 2009-05-27 23: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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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흥행 이어져… 일회용 이벤트 전락
작품성·흥행성 우선하는 발상의 전환 필요
 28일 개봉 예정인 영화 ‘보트’의 겉포장은 화려하다. 영화 ‘추격자’ 등을 통해 ‘충무로의 블루칩’이라고 불리는 하정우와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꽃미남 스타 츠마부키 사토시가 출연한다. 그런데 이런 캐스팅만으로 흥미를 느끼고 영화를 관람하게 된 팬들은 실망하게 될 수도 있다. 전반적인 영화의 완성도가 기대 이하이기 때문이다.

김치와 마약, 아쿠자에 쫓기는 여자 등이 등장하는 설정은 조잡하고 범죄영화와 코미디영화, 그리고 남자들의 우정과 사랑사이에서 영화는 갈팡질팡한다. 힘들게 공부했을 것이 분명한 어색한 한국어를 하는 츠마부키는 안쓰러울 정도다. 참을 수 없는 지루함에 어떻게 하정우와 츠마부키 같은 톱스타가 이런 수준의 영화에 출연했을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이유는 단 한가지다. 좋게 포장해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라는 것이다. 한류 이후 일본의 톱스타들은 한국시장에 대해서 크게 흥미를 보이고 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한국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츠마부키는 대표적인 친한파 일본 연예인이 됐다. 부산국제영화제 등 한국을 자주 방문했고, 어떻게 하든 한국영화에 출연하고 싶어 했다. 이렇게 일본배우가 나서니 기획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일본 톱스타를 미끼로 한국에서 잘나가는 하정우도 포섭할 수 있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진 모르겠다. 하여튼 한국과 일본의 톱스타는 그렇게 서로를 원했다. 그런데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 흥행도 미지수다.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비몽’이 대표적이다. 김기덕 감독이라는 브랜드에 역시 한국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일본 최고스타 오다기리 죠가 출연했다. 이렇게 진용이 갖춰지니 작품 신중하게 고르기로 유명한 여배우 이나영도 ‘미끼’를 덥석 물었다. 하지만 이들이 뭉친 시너지효과는 크지 않았다. 흥행 성적은 물론이고 작품성에 대한 평가도 밋밋했다. 이준기와 미야자키 아오이가 만난 ‘첫눈’, 이민기와 이케와키 치즈루가 나온 ‘오이시맨’ 등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 영화팬은 한국배우, 일본배우가 만난 기획영화를 ‘인디영화’의 범주에서 파악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전 세계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영화산업에서 아시아의 영화 강국인 한국과 일본의 콘텐츠와 배우들이 결합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부족한 영화들을 통해 소중한 기회가 소모되고 있는 분위기라 안타깝다. 대중은 한국과 일본의 톱스타들이 함께 출연하며 완성도도 높고 흥행도 잘 되는 그런 영화를 원할 수 있다. 현재 일본배우들의 한국 영화출연을 주도하고 있는 영화사가 그걸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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