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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신동엽 파문, ‘팬텀 사건’ 판박이

입력 : 2009-11-09 09:29:51 수정 : 2009-11-09 09: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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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개그맨 신동엽이 연예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신동엽은 연예인 출신으로 ‘엔터사업’에 성공한 CEO의 대명사처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신동엽은 현재 소속사인 디초콜릿이앤티에프(이하 디초콜릿)부터 횡령 및 사기 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했다. 현재 신동엽과 디초콜릿은 주거니 받거니 보도 자료를 발송하며 미디어를 통한 공격에 나선 상태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연예인 신동엽의 위기로만 풀이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연예인은 이상하게 인기에서 밀리면 각종 소송도 줄을 잇는다. 신동엽은 최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 ‘오빠밴드’가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되는 등 뚜렷한 인기 하락세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신동엽 혼자의 문제는 아니다. 연예계 각종 비리의 백화점격 사건이었던 ‘팬텀 엔터테인먼트’(이하 팬텀) 사태의 재판이라는 해석이다.

신동엽은 2005년 유재석, 김용만, 이혁재, 노홍철 등 동료 MC들을 모아 DY엔터테인먼트(이하 DY)를 설립했다. 유명 연예인들이 한 곳에 뭉쳐있으니 권력화 논란이 일어났다. 당시 방송가에서는 “DY 없이 오락프로그램 제작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지경이었다. 대외적으로는 이렇게 화려했지만, DY의 경영 상태는 사실 부실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때 DY에 군침을 삼킨 것이 바로 팬텀이다. 출범 초기 엄청난 숫자의 소속연예인들을 자랑하며 연예계의 ‘큰 손’으로 군림했지만, 팬텀은 이병헌, 이정재 등 대형스타들이 속속 회사를 빠져나가며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당시 팬텀 이도형 회장이 200억 원의 자금을 들여 DY를 인수한 이유는 DY에 소속된 유재석 등 연예인들의 이름값에 혹했던 것이다. 연예매니지먼트 회사는 소속된 연예인의 유명세에 따라 기업 가치가 평가되는 게 상례다.

팬텀은 소속 연예인들의 화려한 이름을 앞세워 주식시장에서 회사를 홍보했지만, 이는 주가를 높이기 위한 작전이었다. 결국 ‘팬텀 주가조작 사건’은 검찰에 의해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그 과정에서 팬텀에게 주식 로비를 받은 방송국 PD 등이 검찰 조사를 받아 구속됐다. 금세기 들어 가장 대대적인 연예계 비리 사건이었다.

그런데 팬텀의 이도형은 여전히 디초콜릿에 관여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번 신동엽과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신동엽과 이도형 측이 지분경쟁을 하고 있는 사이 주가가 요동쳤고, ‘신동엽이 회사에 수입 억을 투자했다더라’식의 정보에 혹해 디초콜릿 주식을 샀던 이들은 떨어진 주가에 한숨을 쉬고 있다. 주식커뮤니티 팍스넷의 토론게시판에는 ‘디초콜릿에 당했다’는 개미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과거 팬텀이 벌였던 행위를 디초콜릿이 반복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도 디초콜릿 측은 “우리는 팬텀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N씨, K씨 등 팬텀에서 일했던 고위 관계자들이 그대로 디초콜릿에서 핵심 경영진으로 참여 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E씨, K씨, P씨 등 연예계 거물들도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이도형이 있다.

이도형이 발굴했던 가수 아이비도 각종 스캔들 이후 다시 디초콜릿 소속으로 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아이비의 공중파 방송 출연이 원활치 못한 것은, 과거 이도형의 법정폭로 탓에 다수의 PD들이 구속된 방송사들이 당시 원한으로 ‘아이비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과거 팬텀에서 일했던 한 연예관계자는 “법적인 처벌을 받은 이도형 회장이 여전히 연예계에서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면서, “정부가 엔터테인먼트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똑같은 사람에 의해 비슷한 방법으로 조직적인 악행들이 반복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진 일반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예매니지먼트 개혁에 대한 바람은 이처럼 내부에서부터 간절하게 울리고 있다.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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