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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영화 ‘방자전’ 김주혁 "방자는 춘향과 사랑하면 안되나요?"

입력 : 2010-07-06 16:55:44 수정 : 2010-07-06 16: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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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깨고 나니 나만의 방자 그려져
엔딩부분서 관객들 고개 끄덕이면 영화는 성공한거죠
영화 '방자전'
김주혁 만큼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발랄한 남성 배우가 있을까.

큰 키에 전형적인 핸섬한 외모. 그러나 영화에서는 항상 장난끼 가득한 싱글벙글한 웃음이 김주혁의 트레이드 마크다. 가장 진지한 연기를 펼친 작품인 ‘청연’이나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흥행이 저조했다. 그렇다면 그 만큼 김주혁에게 대중이 기대하는 것은 진지함은 아닐 것이다. 발랄함이라는 이미지 안에서 다양한 변주는 가능할 것이다.

이번에 그가 선택한 작품은 발칙하기 그지없다. 영화 ‘방자전’(김대우 감독, 바른손·시오필름 제작)은 한국의 대표 고전 ‘춘향전’을 확 뒤집었다. 주인공이 방자다. 그런데 그 방자 역을 김주혁이 맡았다. 김주혁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나만의 이미지 고수 같은 고집은 없어요. 작품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안 하죠.”

역시 작품 얘기를 꺼내니 자못 진지해진다. 어쨌든 영화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안동과 포항 일대에서 촬영이 진행됐단다. 김주혁은 예의 그 발랄한 이미지처럼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면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자임하곤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김주혁

“감독님부터 시작해서 류현경, 류승범 등 저마다 얼마나 시끄러운 사람들인지. 제가 원래 어떤 작품에서든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는 손을 놨어요. (웃음)”

영화는 김주혁을 춘향과 사랑에 빠지는 방자로, 류승범을 부와 권력을 위해서 사랑도 팔기를 마다않는 파렴치한 몽룡으로 등장시킨다. 고전이란 책상머리에서부터 배우기에 누구에게나 고정관념이 뿌리가 깊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바꾼다 한들 방자가 주인공인 작품에서 방자 역을 제대로 해내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을 것이다.

“저도 처음에는 힘들었죠. 어려서부터 방자에 대한 이미지가 각인돼 있으니까요. 처음에 이러한 이미지 안에서 제가 연기할 주인공 방자의 모습을 찾았는데 전혀 대입이 안되더라고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영화가 모든 걸 뒤집은 거잖아요. 그래서 저만의 방자를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를 보고 마지막에 관객분들이 ‘춘향전’이 원래 이런 얘기였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시면 우리 영화는 성공한 거죠.”

영화에는 춘향과 방자가 ‘찐한(?)’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등장한다. 베드신이다. 김주혁은 조여정과의 베드신을 묻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어떻게 하면 상대 여배우가 아름답게 보일까를 항상 염두에 두고 베드신을 촬영해요. 베드신에서 남성 배우는 여성 배우를 서포트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역시 일반인이 생각하는 베드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새로운 연기관이다. 아무튼 김주혁은 이번 영화로 영화사뿐만 아니라 문학사에도 길이 빛날 방자란 인물을 탄생시킬 것이다. 앞으로도 고전을 뒤집은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영화나 드라마가 쏟아질텐데 김주혁은 그런 작업에서 가장 전형적인 인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물론, 영화는 봐야 안다. 하지만 김주혁이란 인물이 방자를 연기한다는 것만으로 그의 흥행작 대열에 한 작품이 추가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제공=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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