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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기자의 G-세상 바로보기]신토불이 ‘아이온’에 거는 희망

입력 : 2008-10-28 09:39:40 수정 : 2008-10-28 09: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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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만에 다시 만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볼살이 쏘옥 빠져 있었습니다. 신혼 기간은 어느 정도 지났고 아들도 낳은 마당에 ‘새삼스럽게 살이 빠졌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더욱이 김 대표는 원래 체중에 변화가 별로 없는 터라, 궁금증은 더욱 증폭됐습니다.

김 대표는 ‘리니지’ 시리즈의 뒤를 이을 대작 ‘아이온’ 개발이 불러온 “스트레스”때문이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얼마나 심했던지 “여자는 아니지만 산고의 고통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다 “론칭 시점이 다가오면서 작품 완성에 회사가 올인하다보니 매출 등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긴장된 모습도 역력했습니다. 아직 김 대표를 비롯한 엔씨소프트 임직원들은 ‘아이온’ 론칭에 숨졸이며 밤잠을 설치고 막바지 작업에 구슬땀을 흘린다고 합니다.

그만큼 자식 같은 ‘아이온’에 큰 기대도 함께 나타냈는데요. 김 대표는 ‘아이온’을 두고 “누구나 한번쯤 MMO 장르에 빠져들 관문”이라며 추어올렸습니다.

엔씨소프트라는 공간에서 ‘아이온’이 갖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늘 엔씨소프트가 내놓는 신작마다 외부의 적 대신 내부의 경쟁상대, 즉 ‘리니지’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의미로 ‘카니발라이제이션’(carnivalization)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합니다. ‘리니지2’가 나왔을 때도 ‘리니지’와의 경쟁구도를 지적했었고 ‘아이온’ 역시 여기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그것입니다. 이는 ‘리니지’ 시리즈가 MMO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택진 대표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새로운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가진 베타 테스터들과 MMO 장르가 뭔지 한번 경험해보려는 이들을 위한 게임이 바로 ‘아이온’이란 겁니다. 김 대표 스스로 친구들에게 기꺼이 추천하는 게임, 또는 MMO 세계로 들어올 수 있게 권할 만한 게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온’에는 엔씨소프트가 지닌 개발사로서의 정체성이 묻어납니다. 올 한해 유독 외산게임이 쏟아져 들어왔던 것과는 반대로, 엔씨소프트는 신토불이(身土不二)를 실천하는 몇 안되는 게임기업입니다. 손쉽게 유명 IP(지적재산권)를 들여오는 수입 활동 대신 정도(正道)의 길을 걷고 있죠.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는 게임을 만드는 창작 회사”라는 고집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개발에 대한 최고 수장의 이같은 애착 덕분에 엔씨소프트는 제2의 ‘리니지’, 제3의 ‘리니지’ 시리즈를 발굴하기 위해 수많은 모험을 떠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11일, ‘아이온’은 4년이라는 긴 담금질을 마무리하고 세계 시장을 무대로 머나 먼 항해의 길에 오르는데요. ‘아이온’이 가뭄 속 단비가 되길 바란다는 김 대표의 소망이 현실로 이어지길 고대해봅니다.

‘아이온’은 엔씨소프트만의 미래가 아닌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월드 레저생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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