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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오토 시스템 제거 총력전

입력 : 2009-02-23 21:11:06 수정 : 2009-02-23 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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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4천여 계정압류 등 제재 강행
건전플레이 유도 ‘피로도 시스템’ 도입
안티오토 유저호응… 일부 반발 걱정안해
오토 관련 사이트 차단을 알리는 경고문.
엔씨, 오토 퇴출 선언 100일


엔씨소프트가 일명 오토 시스템과 개전(開戰)에 돌입한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해 11월 11일 엔씨소프트는 신작 ‘아이온’의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줄곧 ‘오토 척결’을 주창해왔다.

게임내 자동사냥프로그램으로 풀이되는 ‘오토’란 정당한 권한 없이 게임 캐릭터의 속도를 증가시키거나 에너지 소모 없이 사냥 등의 행위를 계속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오토는 단순 반복적으로 사냥을 해야 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특성상 시간과 물리적 수고를 덜어줄 도우미로 암암리에 활용돼 왔다. 이로 인해 게임 본래 시스템을 와해시키는 것은 물론, 정상적인 이용자의 흥미를 떨어뜨리며 게임서버에 과부하를 가져오는 등의 해악을 지녔다.

오토 문제는 비단 ‘아이온’과 ‘리니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MMO 장르라면 오토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오토 판매를 알리는 인터넷 검색결과.

오토 관련 실질적 제재 강화

엔씨소프트는 공허하게 선언만 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과감하게 단행했다. 올해 들어서만 ‘아이온’에서 오토 관련 계정 4만7978개를 영구 또는 임시로 제재했다.

또한 오토의 종합판으로 불리던 ‘패왕’ 자동사냥프로그램을 배포한 주요 사이트 6곳을 폐쇄했고 현재 20여개 사이트에 대한 제재를 추가로 논의중이다.

오토 근절 측면지원 나서

여기에다 이른바 피로도 시스템을 도입, 오토 근절을 위한 측면지원에 나섰다. ‘휴식의 기운’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 시스템은, 말 그대로 쉬는 자가 휴식의 기운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30% 정도 경험치를 추가로 받을 수 있고 상대에게 더 큰 충격도 가할 수 있어 효과도 쏠쏠하다. ‘오토척결 전도사’를 자청한 이재성 엔씨소프트 대외협력이사(상무)는 “피로도 시스템은 무작정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게임플레이를 유도하는 오토의 효용을 다소 무력화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그러나, “게임 서비스 주체 외에 후원해줄 응원군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아이온’이나 ‘리니지’만큼 MMO 장르에서 대작이 딱히 없는 상태라, 응원군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

비(非) 오토 유저도 동참

이런 점에서 오토척결을 요구하는 유저들의 호응은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여타 게임에 비해 수십배 가량 많은 유저들이 ‘안티 오토’를 외치며 결집하고 있는 것. 비(非) 오토 유저들은 “오토 사용자들 탓에 노력한 수고에 비해 재미가 줄어들고 있다”며 게임 게시판에 적극적인 척결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오토 척결 의지가 공고해진 만큼, 반발 세력들의 목소리도 차츰 높아가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가 오토를 이용한 것으로 판단한 ‘리니지’ 계정을 압류하자, 일부 게이머들이 서울 삼성동 엔씨소프트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소비자보호원은 ‘리니지’ 유저들이 “부당하게 게임 계정이 영구 정지됐다”며 제기한 피해구제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로 인해 게임업계 최초의 집단분쟁조정 절차가 발생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법원에서는 오토를 악성 불법소프트웨어로 규정하며, 이용자 영구정지조치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오토에 대해 “게임계의 파괴범”이라고 지목하며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 오토를 배포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재성 상무는 “오토는 건전한 게임문화를 위해 약관으로 금지하고 있는 불법 프로그램”이라며 “실질적으로 근절될 수 있도록 오토와의 전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월드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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