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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비스 글로벌 강자들 진땀… 한국상륙작전 ‘일촌’에게 당했다

입력 : 2009-02-15 20:54:23 수정 : 2009-02-15 20: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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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부족 외면받은 마이…
판도라 상자에 갇힌 유튜브
지식in에 무시 당하는 구글
오는 18일 한국어 서비스를 종료하는 마이스페이스
‘싸이월드의 벽은 높고도 높았다.’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세컨드라이프, 유튜브 등 세계적인 인터넷 서비스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줄줄이 철퇴를 맞고 있다.

특히 인맥 기반 네트워킹 서비스로 불리는 SNS 분야에서는 세계 1∼2위 브랜드일지언정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분야 ‘2인자’로 군림해온 ‘마이스페이스’(MySpace)는 오는 18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무려 전 세계 2억명이 이용하는 서비스인데다 폭스(Fox) 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지붕 가족라는 후광에도 불구, 한국에 진출한지 1년도 채 못채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세상에서 가장 큰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전 세계의 친구들을 만나 보세요’라고 외쳤던 구호는 어느새 그들만의 외침으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보다 3개월 늦게 국내에 상륙한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 역시 자랑할 만한 결과물은 없다. 제2의 삶을 만들어준다는 가상현실 커뮤니티 ‘세컨드라이프’도 가입자수가 10만명에 불과해 한국 내 실적은 초라한 실정이다.
한국 시장에 연착륙했다고 자체 평가한 유튜브
한국 시장에 연착륙했다고 자체 평가한 유튜브
현재 한국 내 SNS 브랜드로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가 2300만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리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타도! 세컨드라이프’를 외치며 후발주자로 등판했던 미니홈피의 3D 버전인 싸이월드 ‘미니라이프’의 이용자도 4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대조적이다. ‘미니라이프’는 이달 말 시즌2에 돌입할 만큼 자리를 잡았다.

SNS 부문 외에도 동영상 분야 또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무용지물이다.

지난 1월 23일 한국에 뿌리 내린지 1년을 맞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경우 자체 판단으로는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순항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상황이다.

방송사와 온라인 게임업체, 온라인쇼핑몰 등과 제휴를 체결하고 시너지 창출에 안간힘이지만, 명성과 투여되는 자금에 비해 실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웹사이트 순위 분석기관인 랭키닷컴의 동영상 UCC 사이트 순위에서 유튜브는 판도라TV와 아프리카, 곰TV, 엠군 등 토종 브랜드에 밀려 6위에 턱걸이했다. 더욱이 엠엔캐스트 등 후위 경쟁 브랜드에도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한국 진출 3년째로 외국계 인터넷 기업 가운데 맡형뻘인 구글도 한국에서 힘을 못받기는 마찬가지. 랭키닷컴 기준 전체 순위 2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1∼3위를 차지한 유사업종 브랜드인 네이버, 네이트, 다음과는 비교조차 힘들 만큼 현격한 격차가 존재한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흥행 실패는 의외로 간단하다. 현지화에 미흡했기 때문이다. 해외 인지도만 믿고 글로벌 스탠다드(기준)만 앞세운 채 철저한 준비 없이 문자만 한글로 바꿔놓았다는 지적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싸이월드 같은 한국형 SNS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글로벌 서비스로 유인할 전술도 거의 전무했다. 여기에다 인맥간 소통이 근간인 SNS에서 일명 ‘일촌’으로 불리는 지인들이 활동하지 않는, 생뚱맞은 공간으로 사용자들이 굳이 이돌할 필요를 못 느낀 것은 당연하다.

설상가상 딱히 준비되지 않은 수익모델도 도마위에 올랐다. 10년 가까운 서비스 기간 동안 수익 기반 및 네트워크를 만들어놓은 싸이월드에 반해, 글로벌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현지화 부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불어닥친 경기불황은 여기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기업이 문화권이 다른 시장에서 글로벌 인지도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음을 여러 기업이 동시에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다”며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학습한 만큼 철저한 분석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한국 시장은 영원히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포츠월드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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