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미국 의사가 원인 밝힌 한국의 산후풍, 그 이유는?

입력 : 2012-04-01 13:59:23 수정 : 2012-04-01 13:59:23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계절이 변해 봄이 와도 몸은 여전히 한 겨울인 여성들이 있다. 날씨가 따뜻해져도 몸이 춥고 시리며 항상 피곤한 느낌이다. 이런 여성들을 진료하다보면 “애를 낳고 나서 몸이 너무 안 좋아졌어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증상을 정리하면 아기를 낳고 손발이 차고 시리며 자주 피곤하고, 여러 관절이 아프다고 한다. 또는 잠을 깊이 못 자고 근육 여기저기가 시리고 기운이 없다고도 한다.

 이런 증상을 흔히 한국에서는 산후풍이라고 부르지만 현대의학 교과서에는 이런 용어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매우 유사한 질병이 있다. 바로 윌슨저체온증후군(Wilson's Temperature Syndrome)이다. 윌슨저체온증후군의 증상들은 마치 한국 여성들이 호소하는 산후풍의 그것과 비슷하다. 윌슨저체온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은 아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이 출산이며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다.

 윌슨저체온증후군인 사람의 체온은 정상인보다 0.5도 낮다. 그리고 피로감, 두통, 부종, 불안, 우울, 탈모, 성욕감소, 변비, 건조한 피부와 모발, 불면증, 알레르기, 식은땀, 손발이 차고 시림, 추위를 잘 탐 등 약 60여 가지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만으로 보면 갑상선기능저하증과 비슷하다. 갑상선호르몬은 인체 내 모든 세포들의 기능을 적절하게 유지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만약 그 기능이 너무 높아지면 세포의 대사가 항진돼서 문제가 생기고, 반대로 기능이 너무 떨어져도 문제가 생긴다. 갑상선기능이 떨어지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이 윌슨저체온증후군의 증상과 유사하다. 그러나 혈액검사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면 결과는 정상이다.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정상이라도 실제 세포에서는 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T4(티록신)과 T3(트리요오드티로닌)가 있다. 대사 활동을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으로 T4가 T3로 잘 전환돼야 세포의 대사 활동이 활발해진다. 그런데 T4가 T3로 제대로 전환되지 못하면 무늬만 T3인 역T3라는 새로운 호르몬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인체는 큰 사고나 수술 같은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역T3을 만들어 낸다. 미국의 의사 윌슨의 저서에 의하면 윌슨저체온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은 여자의 출산이다. 여자의 일생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는 대표적인 사건은 출산이기 때문이다. 출산을 경험한 많은 여성의 신체에서는 T3 대신 역T3가 만들어져 갑상선 호르몬의 역할을 방해하고 있을 것이다.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이동환 원장은 “윌슨저체온증후군은 한 마디로 세포 안에서 생기는 갑상선호르몬의 기능 문제이다”면서. “윌슨저체온증후군은 미네랄 치료, 항산화 보조제 복용, 운동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호르몬의 원료는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과 요오드라는 미네랄이다. 이 두 원료 외에 갑상선의 합성을 도와주는 영양소는 비타민A와 E, C 그리고 B2, B3, B6다. 또 T4가 T3으로 변환되는 것을 돕는 물질은 아연, 구리, 셀레늄이라는 미네랄이다. 이런 미네랄은 식품에도 들어있지만 음식만으로는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다. 대량재배를 통해 모든 토양과 식물의 영양소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갑상선의 세포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식품과 영양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밖에 항산화보조제도 갑상선 기능을 향상시키고 운동을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이같은 여러 방법으로도 윌슨저체온증후군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갑상선호르몬을 직접 사용하는 치료법이 있다. T4와 T3를 약으로 조제해 적절히 투여한다. 만성피로와 연관된 증상들은 한 가지의 문제만 해결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연관된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영양치료와 갑상선 기능 치료, 생활습관 교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