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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카카오톡 있다면 일본엔 '라인'이 있다

입력 : 2012-04-02 18:32:14 수정 : 2012-04-02 18: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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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재팬 효자상품… 출시 8개월만에 다운로드 수 2000만건 돌파
일본 시장선 카카오톡도 '라인' 못 따라와… 이해진 CSO 진두지휘
게임 접목해 복합플랫폼 구축 계획… "자상한 서비스로 승부할 것"
HNH재팬에서 개발한 SNS '라인'
“네이버요? 글쎄요. ‘라인’은? 알죠. 무료 통화 어플아닌가요?”

“작년 동북지방 대지진 이후 부모와 자녀간 SNS가 중요해졌죠.”

NHN이 일본 시장에서 확실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일본 법인(NHN재팬)에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내놓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라인’이 그 주인공이다. ‘라인’은 출시 8개월만에 누적 다운로드수 2000만건을 돌파했는데, 경쟁 SNS 브랜드에 견줘볼 때 20개월 정도 줄어든 수치다. 실제 2000만 이용자 달성에 페이스북이 약 28개월(1152일), 트위터는 26개월(1035일) 가량 소요됐다. 세계 209개국에 진출했고 16개국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1순위에 오른 바 있다. ‘라인’은 3월말 기준으로는 가입자 2500만명을 넘어섰다.

◆ ‘라인’이 촉발한 잠재력

NHN재팬에서 ‘라인’이 갖는 의미는 ‘자랑스러움’ 그 자체다. 현재 일본 내 ‘라인’ 가입자수는 약 900만명이다. 4월 중 1000만명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고, 올 연말께 2000만명 확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는 곧 NHN재팬의 향후 사업 방향과도 맥을 함께 한다. 튼실한 플랫폼이 생겼으니, 여기에 기존 게임 사업을 얹어 막강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이나즈미 켄 NHN재팬 경영기획실장은 “커뮤니케이션 툴로서 ‘라인’이 일본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 만큼, 이 서비스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넘버 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인'이 무료앱 순위 1위에 오른장면
‘라인’이 성공한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의 잠재수요를 자극했고, 10여년 동안 쌓인 NHN재팬의 노하우가 접목된 덕분이다. 이는 한국 최대 SNS인 ‘카카오톡’이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 ‘라인’에 견주지 못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당초 ‘라인’은 NHN재팬의 주도로 다국적 인력 15여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톡’이라는 유사 서비스가 있었으나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결국 ‘네이버톡’은 흡수·통합됐다. 한편으로는, 일본발 SNS가 한국 내 최대 SNS인 카카오톡에 대항마로도 나서게 된 셈이다.

‘라인’의 또 다른 의미는 NHN의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CSO, 최고전략책임자)이 직접 관여했다는 점이다.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감지한 이해진 의장은 일본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이 의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몸소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나온 최초 실적이다. 더욱이 ‘라인’이 ‘네이버톡’에 비해 확연하게 적은 인력으로 개발됐음에도, 일본을 넘어 전 세계 무대에서 기치를 올리면서 그의 지휘봉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향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라인’은 현재 일본 10∼20대를 중심으로 맹렬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들이 속한 그룹이나 끼리 문화를 형성하고, 부모 세대와 소통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실제 40∼50대 이용자들이 ‘라인’으로 자녀와 안부를 묻거나 대화한다는 소식은 일본 내 인터넷 블로그 상에서는 비일비재하다.

'라인'은 스마트 기기와 PC를 연동해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현지 유명 탤런트인 베키가 ‘무료’와 ‘소통’을 담은 ‘라인’ CF에 출연하면서 인지도 면에서 일취월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NHN재팬은 이 CF에서 ‘NHN’이나 ‘네이버’ 같은 기존 브랜드를 일절 내비치지 않고 ‘라인’ 단일 브랜드로 승부했다.

‘라인’이 승승장구하면서 NHN의 여타 서비스와도 연계 효과가 싹을 틔우고 있다. 검색 서비스인 네이버와 라이브도어를 포함한 어플 다운로드수가 5000만건에 육박했다. 이 숫자는 일본 시장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이나즈미 켄 NHN재팬 경영기획실장
◆ 복합플랫폼으로 도약


NHN은 2012년 경영계획에 ‘라인’을 이른바 복합 플랫폼으로 구축한다는 목표를 넣었다. 이 연장선에서 일본 법인을 주축으로 ‘라인’에 게임을 접목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일본 내 최대 모바일 게임 사업자인 그리(GREE)와 디엔에이(DeNA)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브랜드를 서비스의 우월성으로 극복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안부를 묻고 간편하게 소셜게임(SNG)을 즐기는 패턴이 현지에 정착되면서, NHN재팬은 한국 본사 및 개발 자회사(오렌지크루)와 손잡고 일본 시장에 특화된 게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나즈미 실장은 “오렌지크루 출신들이 한국과 일본 시장에 맞는 타이틀을 만들고 있는데, NHN재팬은 일본 시장의 니즈(수요)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며 “일본 법인 직원이 일본 시장을 설명하기 위해 오렌지크루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협업 체제가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NHN재팬은 한국에서 제공되는 게임 외에도 자체 개발작, 또는 일본 개발사와 공동 개발하거나 퍼블리싱하는 등 다각도로 조달 방법을 세웠다. 그만큼 NHN재팬이 본사로부터 독립성을 강하게 지녔다는 뜻이기도 하다. NHN재팬은 오렌지크루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전용 게임을 본사와는 무관하게 별개로 계약한다.

성과가 하나둘씩 도출되고 있지만, 그간 마음고생도 많았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가장 먼저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출했으나,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는 패러다임에서는 명성을 이어가지 못한 까닭이다. 이나즈미 실장은 “2006년경 휴대전화의 통신속도가 빨라지고 보다 편리한 형식으로 이용이 가능해졌는데, 원래는 PC에서 승부사였던 NHN이 모바일에서도 회자돼야 했다”고 소회했다.

라인 카드
하지만, 성장 가능성 면에서는 NHN재팬이 한수 위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리와 디엔에이가 단순한 스마트 기기 전용 게임의 집산지라면, ‘라인’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각종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라인’의 성장 추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외연과 정비례하고 있다. 이나즈미 실장은 “일본은 작년부터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히 빨라져,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며 “기존 휴대전화의 편리함에다 깊이 있는 게임성을 중간 지점에서 가질 수 있는 게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유력한 플랫폼을 선점했으니,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게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서비스로 대응하는 단계가 남았다. 이를 두고 이나즈미 실장은 ‘자상한 서비스’가 해답이라고 분석한다. 일례로 서비스 부문 관계자는 유저가 새롭게 등록하면, 우선 친구가 되고 모니터링을 통해 뭔가 어려워하는 모습이 발견될 시 사용법을 손수 알려준다. 이나즈미 실장은 “기계적인 분위기로 대처하는 게 아니라, 인간미 있는 따스함을 온라인 상에 반영한다”며 “이런 업력이 쌓이면서 각종 이벤트를 보면 유저들의 높은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일본)=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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