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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기자 G-세상 바로보기] '블소'의 현재·미래는 엔씨소프트에 달려 있다

입력 : 2012-07-16 19:06:51 수정 : 2012-07-16 19: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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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소’ 반응이 어떤지) 궁금한데 저희도 물어보기 좀 그렇네요.” 넥슨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의 넥슨과 엔씨소프트간 역학관계,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이 지닌 의미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발 물러나 제3자의 입장에서 운을 뗐지만, 그만큼 ‘블소’가 처한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입니다.

‘블소’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2007년부터 5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블록버스터급 대작입니다. 첫 기획 당시 엔씨소프트를 상징하던 ‘리니지’의 뒤를 잇고 ‘개발명가’ 타이틀을 담보할 것이란 바람을 한몸에 누렸습니다.

골격이 맞춰지면서, 몇몇 고민거리도 가시권에 들어옵니다. ‘리니지’와 ‘아이온’ 등 엔씨소프트를 대표하는 여러 작품과도 비견되고, 자칫 한정된 먹을거리를 빼앗거나 나눠가지는 상황이 현안으로 꼽혔습니다. 특히 앞서 두 작품이 국내 시장에서는 막강한 입지를 갖춘 반면,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하다보니 ‘블소’가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필요조건도 부상했습니다. 이 때문에 ‘블소’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텐센트라는 유수의 기업이 파트너로 나섰으니, 엔씨소프트로서도 기대만발입니다.

‘블소’는 이처럼 원대한 포부를 안고 지난 달 말 본격 출격했습니다. ‘디아블로Ⅲ’나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외산 게임의 틈바구니 속에서, PC방 순위 기준으로 2주 가량 1위를 달렸습니다. 첫 번째 업데이트까지 단행되자 ‘블소’는 마치 고공행진이 예약된 듯했습니다.

그런데, ‘블소’의 기세에 범접할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게임계 ‘큰손’ 격인 유소년 및 청소년 층의 방학이 다가오면서 캐주얼 게임의 인기가 높아졌고, 경쟁작인 ‘리그오브레전드’는 업데이트와 관련 e스포츠 대회로 반격할 태세를 갖췄습니다.

‘블소’는 콘텐츠 보강으로 1위 굳히기를 예상했으나, 한때 자리를 ‘리그오브레전드’에 내줬고 점유율도 하락했습니다. 당초 ‘블소’는 불안한 1위를 유지해 왔습니다. 점유율 20%는 너끈해 보였지만, 실제 16∼18%에서 횡보했습니다. 급기야 14일에는 15%대로 주저앉았습니다. 당일 PC방 총사용시간과 평균체류시간이 상승모드로 전환된 게 그나마 위안입니다. 그러나 이마저 ‘리그오브레전드’가 더 큰 폭으로 올랐고, 서버 점검 같은 별다른 요인 없이 수치가 떨어진 점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이런 수치는 결국 ‘블소’를 둘러싼 논란에서 비롯됐고, 논란은 다시 수치에 근거해 확대재생산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블소’의 파고(波高)는 단순히 작품 하나로만 한정되는 게 아닙니다. 엔씨소프트의 가치를 재조명할 규격이 되는 까닭입니다. 게임 산업이 수출 집약형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지만, 유독 엔씨소프트는 예외였습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달성한 전체 매출(연결기준) 6089억원 가운데 한국 시장의 비중은 4041억원입니다. 넥슨이나 네오위즈게임즈 같은 경쟁 기업이 절반 이상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같은 연유로 ‘블소’에는 내수를 넘어 수출로도 족적을 남겨야 한다는 대의(大義)도 따라옵니다. 다만, 텐센트가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 등 캐주얼 장르로 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정작 ‘블소’가 속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분야에서는 딱히 결과물이 없다는 핸디캡이 거슬립니다.

한편으로는 ‘블소’의 현재와 미래를 해갈(解渴)할 구심은 엔씨소프트 자체에 있습니다. 왜 논란과 해석이 분분한지에 대한 냉정한 자기반성이 선행된 뒤에야, ‘블소’는 진정한 개발명가이자 수출기업이라는 두 가지 명예를 엔씨소프트에 보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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