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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내홍·권력 다툼에 신뢰성 잃는 ‘심판위원회’

입력 : 2009-08-25 08:40:15 수정 : 2009-08-25 08: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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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데, 한국 프로야구 심판진 내부의 뿌리깊은 내분은 현장과 팬들의 불신을 부른다.’

올 시즌 초 야구계에 소문이 돌았다. 이상국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복귀하면 심판학교가 설립돼 ‘심판의 대부’라는 김광철 전 심판위원장이 교장에 취임하고, 2007년 경기 보이콧을 주장하며 ‘심판의 난’을 주동했던 허운 경기운영위원이 시즌 후 심판위원장에 올라 일명 ‘허운파’가 득세할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이 소문은 이상국 총장 내정자의 사퇴로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이 전 총장이 총재특보로 정식 복귀한 7월 말부터 불길처럼 야구계에 번졌다. 이런 와중에 지난 23일 문학구장 감독실에서 김성근 SK 감독이 작심한 듯 “심판들이 자기들 내부의 내홍과 권력 다툼에 신경을 쓰고, 그 때문에 KBO 고위인사에 대한 눈치보기에 바빠 경기에 집중하지 못해 판정의 신뢰성을 잃고 있다. 여기에는 KBO 고위 관계자들의 입김도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현장스태프와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심판의 판정 문제는 보기에 따라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미묘하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의 지적에서 옳은 대목이 있다. 첫째, 내부 문제 때문에 심판의 자질 향상과 공정한 운영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잦은 문제와 항의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그라운드의 판관’들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민이 법원을 믿지 못하면 법치주의가 땅에 떨어지듯이 심판이 불신을 당하면 프로야구의 공정성과 재미도 반감된다. 법과 규칙을 다루는 판관들이라면 불신을 살 빌미를 스스로 삼가야 마땅하다.

두번째로 이상국 특보, 김광철 전 심판위원장, 허운 경기운영위원 등 심판위원회에 관여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는 위치에 있는 인사들의 이름이 자꾸 거론된다는 것도 문제다. 의도했든 아니든, 이들의 이름이 심판위원회의 인사 및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소문이 나는 것은 유영구 KBO 총재에게 폐가 될 뿐 아니라, 현장으로부터 불신을 사는 이유가 된다. 또 하나, 야구인들은 물론, 언론과 팬은 지난 2007년 7월29일 나온 심판 다수의 경기 보이콧 선언을 기억하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야구와 수백만 팬을 팽개쳤던 사건이다. 심판진 내부의 암투와 거기에 가세한 외부인사들의 간섭 때문에 만약 그런 일이 재발한다면 KBO와 심판위원회는 팬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고 말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차제에 심판위원회 내부의 내홍을 없앨 수 있는 강도 높은 처방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또 심판위원회의 독립, 적어도 총재 직속 위원회로의 승격이나 해외처럼 비야구인에 대한 문호 개방 등에서도 심판위원회 내부와 유영구 총재의 획기적인 결단을 촉구한다.

스포츠월드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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