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장애의 시련을 이겨낸 선수들이 2008 베이징올림픽을 ‘감동의 무대’로 장식하고 있다. 평영 200m에 출전하는 섄토는 6일 미국 수영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 때 8관왕을 노리는 마이클 펠프스 못지 않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당장 수술해야 한다는 의사의 충고를 뿌리치고 고환암을 안은 채 올림픽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생각해도 제 정신이 아닌 것같다”고 웃으며 “처음엔 왜 내게 이런 고통이 오나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암스트롱을 만나고 많은 위안을 얻었다. 나는 그보다 더 빨리 암을 발견했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섄토는 14일 경기가 끝난 뒤 20일 미국으로 돌아가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프랑스 사격 대표팀의 베로니크 지라르데(43)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이다. 2살 때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지만 16살이 되던 해 클레이 사격에 입문, 4차례나 세계 챔피언을 차지했다. 그는 7년 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올림픽 정식 종목인 스키트로 변경했다. 지라르데는 “사격은 시력보다는 정신 집중의 문제”라고 말했다.
여자 마라톤 수영 10㎞에 도전하는 남아공의 나탈리 뒤 투아(24)는 7년 전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지만 수영으로 장애를 극복했다. 정상적인 발차기가 불가능해 짧은 거리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투아는 지난 5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오픈워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에서 2시간02분07초8로 4위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밖에 아테네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은메달리스트 키스 스마트(30·미국)은 지난 3월 혈액의 혈소판이 줄어드는 희소병인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ITP)’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을 듣기도 했지만 두 달 간 병원에 입원해 집중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끝에 결국 베이징 입성에 성공했다.
베이징=스포츠월드 올림픽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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