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독과점 현상…가수 앨범 제작 의욕 꺾어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열창하고 있는 BMK(왼쪽)과 임재범. MBC 제공 |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되는 것은 바로 온라인 음원 판매다. 방송이 나간 뒤 거의 모든 음원 차트는 ‘나는 가수다’의 음원들이 휩쓸고 있다. 온라인 차트 상위 10위권 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런 독과점현상으로 인해 다른 음반기획사들은 앨범 발매 의욕까지 꺾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앨범 한 장 발매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 3억원이상이다. 발라드 가수라고 해도 앨범을 낼려면 억대 제작비는 기본이다. 소형기획사의 경우에는 한장의 앨범만 실패해도 회사문을 닫아야하는 처지로 내몰린다. 새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제작사의 생존이 달린 일이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는 출연자가 불렀던 노래를 간단히 음원으로 출시한다. 현장에서 바로 녹음하기 때문에 들어가는 음원 출시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워낙 인상이 강렬해 음원 차트에 공개되기만해도 1위를 차지한다. 음원출시에 공을 들이는 다른 제작사들이 힘이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의견을 수렴해 MBC는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별도 차트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음원 출시 자체가 문제다. 업계에서는 ‘나는 가수다’의 음원 출시에 대해 “도를 넘은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더불어 다른 방송국의 ‘나는 가수다’ 출연자에 대한 암묵적 제재 분위기도 또 다른 문제로 제기된다. 경쟁 방송국들이 ‘나는 가수다’의 인기를 견제하기 시작한 것. KBS는 ‘나는 가수다’ 때문에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어 신경이 곤두선 분위기다. SBS ‘일요일이 좋다’ 역시 ‘나는 가수다’에 밀려 고전중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음악방송은 ‘나는 가수다’와 관련된 기획사의 가수를 출연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는 엠넷 ‘슈퍼스타K’ 출신 가수가 공중파 무대에 출연하기 힘든 것과 비슷한 케이스다.
‘나는 가수다’는 가창력 있는 가수들의 진검 승부로 무대, 가수, 노래의 의미를 시청자에게 깨우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의미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래도 부작용도 심각하다. 제작진이 크게 고민해볼 문제다.
황인성 기자 enter@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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