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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김영민, 이런 배우 또 없습니다

입력 : 2014-06-17 11:39:19 수정 : 2014-06-17 11: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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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은 얼굴의 모든 근육을 사용할 줄 아는 몇 안되는 배우다. 그 덕분일까? 김영민은 영화 ‘일대일’에서 1인 8역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에 성공했다. 군인, 경찰, 국정원 요원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그에게 평단과 김기덕 감독은 찬사를 보냈다. 생애 최초이자 한국 최초 1인 8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그. 김영민은 영화 ‘일대일’을 통해 물 만난 물고기처럼 거침없는 연기력과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또 한명의 충무로 연기파 남자 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수취인불명’(2001)으로 스크린에 데뷔했어요. 이 영화로 김기덕 감독님과 인연을 맺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에도 출연하게 됐죠. 그동안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계속 감독님 작품을 못 하고 있다가 11년 만에 20번째 연출작에 출연하게 됐어요. 대본도 안 보고 하겠다고 말씀드렸고요.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펼치실까 정말 기대가 됐죠.”

영화 ‘일대일’은 여고생 살인사건의 용의자 7인과 그들에게 테러를 감행하는 7인의 숨막히는 대결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영민은 애초 용의자 1 역할로 캐스팅 됐다. 그런데 첫 촬영 이틀 전 갑작스럽게 1인 8역이 결정됐다고. 김기덕 감독은 “김영민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는 말로 배우의 기를 살려줬다.

“촬영을 몇 일 앞두고 대본이 다 바뀌었더라고요. ‘어떡하지’하면서 살짝 멘붕이 왔죠. 어떻게 해야하는지 여쭤봤는데 알아서 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어요. 그 말이 더 무섭더라고요(웃음). 김기덕 감독님은 디렉션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배우가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돼요. 그렇게 하루에 8명의 인물을 다 촬영했어요. ‘컷’하면 바로 다음 대본, 캐릭터를 되새김질 했죠.”

‘일대일’은 우리나라 사회에 폭력과 권력의 모순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오는 8월27일에 상영하는 제 11회 베니스 데이즈 개막작으로 선정돼 상영된다. 김영민은 김기덕 감독과 함께한 세 작품 모두 해외 영화제 출품하는 영광을 얻게 됐다.

“베니스 영화제에 초청되어 정말 기뻐요. 영화의 진성성을 높이 평가해준데 참여한 배우로서 뿌듯하고 1인 8역이어서 인지 그 기쁨은 8배 그 이상 입니다. 작품으로 만나지 못할 때도 ‘왜 다른 감독님들이 너를 몰라주는지 모르겠다’라고 말씀해주시곤 했는데, 그게 참 힘이 됐어요. ‘나를 애틋하게 아껴주시는구나’하는 생각에 저를 더 채찍질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믿고 함께 해주신 김기덕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일대일’은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질문처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며, 나는 누구인지’를 묻는 작품이었다. 주연배우로서 이러한 물음에 어떤 답이 떠올랐는지 궁금해졌다.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다정다감한 말투로 인터뷰에 응하던 김영민. 이번 질문에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방금 전과는 또 다른 단호한 얼굴로 자신의 생각을 꼭꼭 씹어 한 마디 한마디 던졌다.

“세상의 모순에 대해서 거부하거나 반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라고나 할까요. 극중 ‘시키는 대로 할뿐이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렇지 않은 삶을 살아야죠. 더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이것에 대해 생각할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웃음)”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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