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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신의 한 수' 이범수, 악역을 선택한 이유는?

입력 : 2014-07-08 11:27:38 수정 : 2014-07-08 11: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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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배우 이범수에게도 이미지가 생겨버렸다.

선하면서도 우직한 캐릭터가 이범수에게 잘 어울리는 것. 하지만 이번 영화 ‘신의 한 수’(조범구 감독)에서 이범수는 악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악역인 살수 역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피도 눈물도 없는데다 짐승에 가까운 잔인성, 그리고 빠른 칼 놀림 등이 특징인 살수는 사기 바둑을 이끄는 조직의 보스다.

“살수란 역할이 아주 악 자체더라고요. 이유도 없고 무슨 욕망도 없고요. 걸리적거리는 건 다 제거하잖아요. 이번 만큼은 아예 이 인물의 과거사를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일상생활에서 다짜고짜 들이대는 게 있는데 부딪히는 데서 오는 낯설음, 공포감, 이질감이 많이 떠올랐던 인물이에요. 오히려 관객 분들에게 다짜고짜 침범한다고 해야 하나요. 그런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보여준 이범수의 이미지는 긍정적이고 밝으면서도 우직하게 한 길을 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방영된 KBS의 대작 드라마 ‘아이리스2’에서 악역 연기를 보여주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범수의 기존 이미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확실히 다르다. 전신 문신에 화려한 칼 액션, 그리고 냉철하면서도 잔인한 인물 연기까지 살수 캐릭터를 통해 이범수를 스스로 갖고 있던 연기 범주를 벗어났다. 

“‘신의 한 수’가 제안이 들어올 즈음에 연기적으로 고파 있었어요. 그 무렵 제안받은 작품들은 나름 좋은 작품들이었지만 배우가 연기를 펼치는 것에 있어서 연기적인 공간이 좀 넓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필요했어요. 착하거나 성실하거나 한 캐릭터는 조금 밋밋하고 단조로울 수 있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연기적인 공간이 넒은 캐릭터를 만나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신의 한 수’를 선택하게 된 것이죠.”

액션 역시 이번 작품에서 이범수가 가장 잘 보여준 색다른 면모였다. 단순한 조폭 범죄자가 아니라 싸움 기술자에 가까운 인물이었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사기 바둑 조직에 맞서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인 태석을 연기한 정우성과의 마지막 액션 신 역시 이 영화의 백미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주어진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더라고요. 감사한 게 있다면, 무술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액션의 합을 짜더라도 배우들의 매력을 살게끔 합을 짠다는 것 자체가 포인트이기 때문에 어떻게 잘 짰느냐에 따라 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여지는 것이니까요. 살수 액션 연기의 매력이 있다면, 태석이 정의롭고 힘이 세요. 그런 액션이 매력인데 살수의 액션 매력은 상당히 빠른 놈이에요. 복수심에 불타고 정의심이 있는 사람과 냉정하고 비열하지만 빠른 놈의 대결이 기대되게끔 하는 액션이어야 했죠.”

그렇다면, 본인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떨까. 심지어 이범수는 30대 이상의 연령층에게는 익히 영화에서 봐왔던 코믹한 연기 탓에 코믹전문배우라는 인식이 있지만 그보다 젊은 층에게는 놀라운 성공을 보여준 SBS 드라마 ‘자이언트’ 덕분에 진지하면서도 올곧은 이미지가 있다.

“코믹한 이미지는 전혀 개의치 않아요. 대다수의 젊은 분들은 제 코믹 연기를 본 적이 없어요. 때에 따라 코믹 배우란 소리를 듣는데요. 주변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면, 또 전혀 이해 못하더라고요. 영화 안 보시고 TV로 저를 보신 분들은 ‘자이언트’의 이미지가 강하더라고요. CF 쪽에서 들은 이야기인데요. 전 연령과 세대별로 다른 이미지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미지가 국한되는 걸 원치 않는 배우니까요.”

마지막으로 이범수는 영화배우일까, 탤런트일까. 스스로 늘 영화배우로서의 자세를 견지한 배우라고 설명한 이범수. 어쨌거나 이범수는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캐릭터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한 셈이다.

글 한준호, 사진 김재원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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