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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남상미 "슬로우 비디오, 유기농 같은 영화"

입력 : 2014-10-09 10:13:42 수정 : 2014-10-09 1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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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싱크로율이란 이 배우를 두고 말하는 것 같다.

최근 개봉해 장기흥행에 돌입한 영화 ‘슬로우 비디오’의 남상미. 그는 여장부(차태현)의 첫 사랑을 닮은 그녀 봉수미 역을 맡아,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활발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왔다. 그동안의 남상미를 떠올리면 여성스럽고, 차분하고, 마냥 참할 것만 같은 이미지가 대부분.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남상미는 마치 오래된 동창을 만난 것처럼, 굉장히 편안하고 유쾌했다. 영화 속 봉수미를 실제로 만난 기분이었다.

“많이 똑같나요?(웃음) 이번 작품에선 배우 남상미가 아닌, 그냥 남상미 저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봉수미란 캐릭터가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거든요. 지금까지는 캐릭터를 위해 남상미를 비우고, 새로운 모습을 제 안에 채워 넣었어요. 그래서 항상 저 자신을 없애려고만 했었죠. 하지만 이번엔 달랐어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됐죠. 그래서 더 신나고 즐거운 촬영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슬로우 비디오’에서 보여준 남상미의 봉수미는 굉장히 에너지가 넘쳤다. 마치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을 보는 것처럼, 통통 튀고 활발한 모습이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마도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끌어낸 결과인 것 같았다.

“맞아요. 수미는 긍정적인 친구죠. 에너지도 넘치고요. 생활고도 겪고 남모를 사연도 있지만 하루하루 희망을 갖고 사는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어요. 사실 요즘 세상 살기 힘들잖아요. 암울한 사건들도 자주 일어나고요. 그럴 때일수록 밝은 에너지를 갖고 살아야 하는데, ‘슬로우 비디오’는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더욱 에너지 넘치는 수미로 변신하게 됐죠(웃음).”

남상미는 이번 작품에서 노래도 불렀다. “괜히 노래를 불러서 주위에서 욕을 참 많이 먹었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공기반 소리반에 감성 충만한 보이스로 메마른 가을을 촉촉이 적셨다. 제목도 ‘참 예뻐요’다. 청아한 목소리에 예쁜 남상미가 부르니,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노래였다.

“올해 제 나이가 31살인데…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어요(웃음). 이왕 노래를 부를 꺼면 기교도 좀 부리고, 바이브레이션도 넣고 해야 하는데, 저는 그런 걸 전혀 할 줄 모르거든요. 그래도 봉수미가 부르는 노래니깐, 이 정도로 용서되는 것 같아요. 만약 다른 캐릭터를 맡아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면, 욕 엄청 먹었겠죠?(웃음).”

이처럼 밝고 에너지 넘치는 영화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잔잔하다’, ‘지루하다’는 평들도 이어지고 있다. 동시기 개봉작들이 ‘제보자’, ‘애나벨’, ‘마담 뺑덕’이기에, 자극적인 소재나 반전을 다룬 영화가 아닌 ‘슬로우 비디오’는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는 셈이다.

“사실 영화에서 주는 잔잔함과 지루함이, 저희 영화가 내세우고자 하는 메시지에요. 요즘 영화들을 보면, 빠른 전개에 자극적인 소재로 가득 차 있잖아요. 한 번쯤은 쉬어가는 영화들도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슬로우 비디오’는 유기농 같은 영화예요. 심신이 지친 관객들을 치유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작품이죠.”

영화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남상미. 끝으로 그녀에게 ‘슬로우 비디오’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지 물어봤다.

“제 나이가 50∼60대가 됐을 때, 고즈넉이 다시 틀어보고 싶은 영화가 될 것 같아요. 마치 엄마들이 여고시절이 그리워서 책상 서랍을 열어 빛바랜 사진을 보는 것처럼 말이죠. 제겐 추억이 가득 찬 영화예요. 좋은 사람들이 만든 좋은 영화인만큼, 관객분들도 2% 부족할지라도 행복한 기운을 듬뿍 받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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