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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다녀온 이만수 전 감독 “야구로 받은 사랑 갚아야죠”

입력 : 2014-12-17 09:00:00 수정 : 2014-12-1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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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당연한 일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만수(56) 전 SK 감독이 밝게 웃었다. 이만수 전 감독은 지난 11월 12일 야구 보급을 위해 라오스로 떠났던 이 감독은 18박1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30일 귀국했다. 그가 라오스와 ‘야구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현지 지인의 요청 때문. 이 지인은 이 전 감독에게 “라오스에도 야구 붐을 조성하고 싶다”고 전했고, 이를 이 전 감독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 전 감독은 올해 정규리그 마친 뒤 서둘러 라오스로 떠났다. 당초 이 감독은 가족들과 함께 동유럽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가족 여행보다 ‘야구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라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는 아내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그렇게 떠난 라오스에서 이 전 감독은 바쁘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야구단 선수들을 직접 만나 야구 기술을 전수 했다. 마침 현지 한국인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었고, 선수들의 기량은 날로 발전했다. 이와 함께 국가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 체육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라오스 최초의 야구협회 창설을 위한 공감대를 얻어냈다. 이들로부터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야구 센터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도 약속 받았다.

낯선 환경 탓에 고생도 많았다. 라오스에 입국하자마자 모기에 물려 ‘뎅기열’에 감염돼 현지 병원에서 며칠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마땅한 훈련 장소가 없어 한낮에 배정받은 축구장 한 켠에서 연습을 진행해야 했다.

이 전 감독은 “그간 야구로 평생을 사랑받았다. 이것을 되돌려 주겠다는 내 신념을 실천으로 옮긴 것에 만족한다. 나는 당연한 일을 하고 왔다”라며 웃었다. 이 감독의 ‘재능 기부 활동’은 국내에서도 계속된다. 대한야구협회의 협조로 내년부터 전국 투어를 하면서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직접 만날 예정이다. “그간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는 이 전 감독은 “많은 동료 선후배들도 함께 재능기부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만수 감독과의 일문일답.

-라오스에서 긴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는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은 실천했다.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 선수들의 재능 기부를 자연스럽게 봐왔고, 언제가 재능 기부를 꼭 하고 싶었다. 평생 야구로 사랑을 받았다. 이제는 그것을 돌려줄 때가 됐다.”

-서둘러 라오스로 떠난 이유는.

“당초 동유럽 쪽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시즌을 마치고 아내와 산책을 하는 데 ‘가족 여행보다 야구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던 당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는 아내의 말에 아차 싶었다. 그래서 최동원 시상식(11월11일)을 마치고 바로 라오스로 떠났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모든 게 쉽지 않았다. 라오스에 입국한 지 얼마 되지않아 ‘뎅기열’에 감염돼 현지 병원에서 며칠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훈련 시설도 마땅치 않았다. 축구장을 빌리는 것조차 쉽지 않더라. 겨우 얻어낸 축구장도 사용 시간이 낮 1시부터 5시까지로 제한되어 있었다. 한낮 땡볕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분들 중에 직접 야구를 했던 분들이 6명이나 계셨다. 이분들이 훈련에 동참해서 코치 역할을 했다. 너무 고마웠다.”

-훈련을 하면서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다.

“선수들이 잘 웃지 않았다. 사회주의 국가라 감정 표현이 서툴다고만 생각했다. 무척 당황했지만, 내 스타일대로 밀고 나갔다. 일일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고, 파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덥석 안아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거북해 하더라.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니 선수들이 아주 밝아졌다. 훈련 마지막에는 정말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현지 체육계 관계자도 만났다고 들었다.

“라오스 국가올림픽 위원장과 전 체육장관 등을 만났다. 점심을 함께하면서 라오스에 야구협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고, 이들로부터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 이들에게 야구가 어떤 종목이고, 스포츠가 주는 감동을 이야기했다. 라오스에도 꼭 야구장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뜻도 전했다. 야구장 건설을 위해 부지를 임대를 해주는 방안도 논의했다.”

-내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

“내년 3월 완공되는 야구센터 개관에 맞춰 다시 한번 라오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 대한야구협회와 논의해 전국 투어를 하면서 초,중,고등학교 선수들을 직접 만나 내가 가진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

-재능기부를 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 나도 그동안 말만 앞세웠던 것 같다. 직접 실천에 옮기니 정말 뿌듯하다. 많은 동료 선후배들도 함께 재능기부에 참여했으면 한다.”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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