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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AV 유통사 DMM 다시 한국에 눈독, 왜?

입력 : 2015-01-26 10:11:38 수정 : 2015-01-26 10: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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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품질 게임 수입하던 과거와 달리 작품성에 초점
국내 유수 기업에 잇단 ‘러브콜’도… 급속히 확산
전문가들 “기업에 어떤 영향일지 심각히 고려해야”
[스포츠월드=도쿄(일본) 김수길 기자] 일본 성인 전용 콘텐츠(AV) 유통 업체 DMM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성인 콘텐츠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작품성 있는 라인업 확충에 사활을 걸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MM은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 진출해 저가의 성인 게임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던 것과는 달리, 근래 들어 전도유망한 개발사와 협약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게임 전문 자회사인 DMM게임즈는 대형 기업에서 투자한 개발사를 비롯해 인기 모바일 게임을 제작한 곳까지 접촉 수준을 상향하고 있다. N사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DMM게임즈에서 후속작을 일본에 유통하고 싶다는 제안이 지속적으로 들어왔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비슷한 수준인 대부분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DMM은 지난 2013년 게임사업본부를 DMM게임즈로 분리 운영하면서, 한국과 대만 등에서 온라인·웹·모바일 게임 등 플랫폼에 상관없이 잇따라 일본으로 들여왔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게임 ‘하운즈’(넷마블게임즈), 모바일 게임 ‘정령의 날개’(조이시티)가 DMM과 맞손을 잡은 대표작이다.

DMM이 게임 산업에 뛰어든 이유는 간결하고 명확하다. 성인 콘텐츠에서 출발한 이력이 일본 내 주류 기업으로 안착하는데 발목을 잡았기 때문에, IT·교육·제조·금융업을 통해 제도권 역량을 키워 상장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AV 유통을 통해 한해 발생하는 1조에 가까운 매출과 500만명이 넘는 유료 회원은 사업 확장에 튼실한 발판이 됐다.

이 연장선에서 게임 분야를 육성하려 했고,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원을 찾아다녔다. 한국산 게임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중도 퇴출되기 일쑤였던 반면, 일본 내수용인 ‘함대콜렉션’이 하루 최대 5억엔을 벌어들이는 등 일부에서 잭팟이 터졌다. ‘함대콜렉션’은 여성 캐릭터를 뱃머리에 배치하는 부분 유료 아이템으로 일본 특유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면서 성공했다.

그동안 DMM은 한국 게임 시장에서 의도적으로 제도권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다. 게임 운영을 주로 하는 관계사인 DTC를 통해 한국 내 중소 개발사에서 만든 게임을 가져가거나, 위탁해 제작하는 과정에 비중을 뒀다. 개발 장르와 콘셉트는 모회사의 분위기를 십분 반영한 성인 전용이 주를 이뤘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일본 성인물 제작에 뛰어든 꼴”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특히 지자체의 보조금이 투입돼 운영되는 일부 개발사가 DMM에 하청을 자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은 극에 달했다.

잠재적인 공급이 실질적인 수요를 초과하면서 역주행도 벌어졌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겠다던 DMM이 돌연 “무상으로 소싱한다”며 원칙을 수정한 것. 계약금을 기대했던 상당수 개발사들은 포기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고, DMM 역시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최근 DMM은 전략을 수정했다. 대중성과 게임성을 담보하는 게임 본연의 창의적인 작품으로 진용을 꾸린다는 것이다. 또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출구전략을 취했다. 제한된 인사들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면서 최고 경영진들은 인력 물갈이를 선언했고, 사실상 초기부터 게임사업과 연관됐던 인사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다. NHN 등 일본 내 한국 기업에서 이직했던 인물들도 성과에 따라 엇갈린 운명에 처해졌다.

DMM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벗기기식 저품질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상당한 부는 축적할 수 있었으나, 기업 이미지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결국 작품성 있는 게임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사는 “DMM이 자금력과 인적 데이터 베이스가 충분하지만, 성과 면에서는 아직도 시험 단계”라며 “DMM과 협업하는 게 장기적으로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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