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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18개월 징계, 최악 피했지만 명예는 추락했다

입력 : 2015-03-24 09:52:54 수정 : 2015-03-24 09: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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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송용준 기자〕박태환(26)이 금지약물로 18개월 자격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의 길은 열리는 등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그 동안 쌓았던 명예의 실추는 피할 수 없게 됐다.

박태환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국제수영연맹(FINA)이 스위스 로잔의 팰레스호텔에서 열린 금지약물 청문회에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통상적으로 청문회 2∼3일 뒤 결과를 발표해 왔던 관행과 달리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박태환에 대한 관심이 크자 이를 의식한 조치다. 박태환의 자격정지 기간은 소변샘플을 채취한 날인 지난해 9월3일 시작돼 2016년 3월2일 끝난다. 징계기간에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도 모두 박탈당했다. 박태환은 소변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다. 원인은 한 병원에서 맞은 ‘네비도(nebido)’ 주사제 였고 검찰 수사결과 병원장의 과실이 인정됐다.

FINA의 징계는 박태환이 내년 8월 열리는 리우 올림픽 출전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도핑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는 추세 임에도 FINA가 박태환측의 입장을 많이 고려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전히 걸림돌은 남아 있다.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규정은 금지약물로 관련해 징계처분을 받을 경우 3년간 대표로 선발하지 못하게 명시하고 있다. 박태환이 리우로 가려면 이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 ‘이중 징계’라는 지적도 있지만 박태환 한 사람을 위해 지난해 7월 만들어진 규정을 바꿀 경우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 확실하다. 체육회도 “여론을 보고 검토하겠다”며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어떤 결론이건 박태환에게는 그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한순간에 금이 간 것만큼은 분명하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우승으로 한국 수영사이 새 장을 열었다.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부진을 딛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400m에서 다시 세계 정상 자리를 되찾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는 예선에서의 실격 파동을 딛고 은메달을 수확해 여전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스물 다섯 청년이 갱년기 치료에 쓰이는 주사를 맞은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지 못해 그를 응원하던 이들조차 답답하게 했다. 또한 앞으로 명예회복을 노릴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체육회 규정 개정 논란도 겪어야 한다. 한순간의 실수가 그의 수영 인생에 큰 얼룩으로 남게 됐다.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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