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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어라 마셔라 샴페인…텍사스 '오늘은 취하자'

입력 : 2015-10-05 09:17:42 수정 : 2015-10-05 09: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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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충혈' 추신수 \"샴페인 때문\"…벨트레 \"코리아\" 외치며 추신수에 맥주세례 4일(현지시간)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단의 클럽하우스는 샴페인과 맥주 냄새로 진동했다.

얼마나 뿌렸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취재 기자들이 클럽하우스에 들어갔을 무렵엔 아이스박스에 있던 샴페인이 동난 상태였다.

물안경을 쓰고 너나 할 것 없이 소리를 지르며 서로의 머리 위에 샴페인과 맥주를 뿌렸다. 힙합 음악 속에 '둥글게 둥글게' 모여 돌아가며 인디언 추장 춤도 췄다.

6개월간 162경기의 대장정을 달려 경쟁팀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은 팀의 선수와 코치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미국 진출 후 첫 우승의 감격을 주체하지 못한 추신수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 중일 때 팀의 구심점이자 추신수와 절친한 애드리안 벨트레가 '코리아'라고 외치면서 갑자기 들어오더니 추신수의 머리 위에 맥주를 붓고 신나게 뛰어다녔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모범적인 선수로 텍사스 선수단의 규율 반장과 부반장 노릇을 해온 벨트레와 추신수는 서로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둘 다 전반기에 부진했으나 후반기 동반 부활에 성공해 텍사스의 대역전 우승을 쌍끌이했다.

루구네드 오도르, 엘비스 안드루스 등 팀에서 재간둥이로 통하는 이들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낌없이 샴페인과 맥주를 퍼부었다.

추신수의 눈도 붉게 충혈됐다. "샴페인 때문"이라면서 손사래를 쳤지만, 오랜 세월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온 그의 눈물샘은 가쁘게 젖어들었다.

전날 10-6으로 앞서던 9회, 아웃카운트 3개를 남긴 구원 투수진이 무려 5점이나 헌납하는 것을 쓸쓸히 지켜본 추신수는 이날 경기 전 "정말 태어나서 다른 팀이 지기를 바란 게 처음이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이런 경기를 본 적이 없었는데 어제만큼은 정말 휴스턴이 패하기를 바랐다"면서 첫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대역전패를 당해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 '1'을 줄이지 못한 터라 2위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지기를 바랐다는 뜻이다. 추신수의 바람과 달리 휴스턴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눌러 정규리그 마지막 날까지 텍사스를 맹추격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모였지만, 우승을 결정 짓지 못한 바람에 텍사스 선수들도 긴장했다.

2011년 월드시리즈에서는 3승 2패로 앞서다가 내리 2패를 당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012년에는 지구 우승을 손에 넣었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정규리그 최종 3연전에서 모두 패해 2위로 내려앉는 등 충격적인 역전패와는 악연이 있던 탓이다.

하지만,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콜 해멀스의 빛나는 완투, 벨트레의 역전 결승 2점 홈런, 7회 대량 득점이 이어지면서 텍사스는 자력으로 우승을 결정짓고 정규리그 162경기째만에 웃었다.

정규리그 1위에 등극한 것도 시즌 개막 후 144경기째 경기였다. 텍사스는 우등생이긴 했으나 뒤늦게 발동이 걸린 '지각생'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할 수 있을까. 월드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미역국을 마신 텍사스의 세 번째 도전이 이제 막 시작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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