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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와이드] 말 많고 탈 많은 프리미어12, '올림픽 오디션' 이라며?

입력 : 2015-11-22 08:46:14 수정 : 2015-11-22 14: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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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도쿄(일본) 정세영 기자〕2015 WBSC 프리미어 12가 한국의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며 막을 내렸다.

프리미어12는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해 기량을 겨루는 대회로 2년마다 열렸던 야구 월드컵을 폐지하고 새로 창설한 대회다. 대회 이름에 ‘최고의’ 뜻을 가진 프리미어(Premier)를 넣은 이유는 세계 최고의 진짜 최강 팀을 가리자는 이유에서다. 프리미어12는 출범 취지는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오디션’이었다.

그러나 그러나 대회 공동 개최지인 대만과 일본에서 직접 바라 본 ‘프리미어 12''는 최고란 단어를 붙이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전체적인 대회 운영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공정성이다. 한국은 일방적인 피해자였다.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은 일본 삿포로와 대만 타이베이-타이중, 다시 일본 도쿄로 이어지는 ‘험난한 일정’을 소화했다.

당초 대회는 8강전까지 일정을 모두 대만에서 소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회조직위원회가 이번 대회의 ‘최고의 카드’인 한일전을 일본에서 치르는 게 낫다고 판단, 일정이 변경됐다. 대회 장소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었다. 한국은 개막전이 열리는 삿포로돔에서 적응 훈련 없이 곧바로 실전을 치러야 했다. 개막전을 하루 앞둔 7일 축구경기가 예정돼 적응훈련이 불가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국은 대회 개막전에서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0-5로 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별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에야 8강전 장소와 시간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조별리그를 마친 뒤 토너먼트를 가져야 하는 국제대회는 모든 일정이 미리 짜놓는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최종전이 끝날 때까지 8강전이 열릴 경기장과 시간이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은 15일 미국전이 끝난 뒤에야 8강전 장소와 시간이 전달 받았다. 그런데 미국전이 열린 티엔무 구장에 갑자기 화재가 발생, 8강전 장소가 타이베이 시내에서 차로 2시간 이상 떨어져 있는 타이중으로 경기장이 변경됐다. 당시 대표팀이 최종 장소를 통보를 받은 시각은 자정을 훌쩍 넘어섰다.

준결승 일정도 갑작스레 변경됐다. 당초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일본과의 준결승은 19일로 하루 앞당겨 졌다. 선수단은 4강전을 위해 18일 오전 7시30분 비행기를 타고 도쿄에 도착했다. 한국 선수들은 새벽 4시30분에 숙소에서 나서야 했고, 신체리듬이 완전히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일본이 승리할 경우 하루 쉬고 결승전을 치를 수 있게 하는 ‘꼼수’가 담겨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좌선심으로 일본인 가와구치 고다가 배정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이 맞붙은 결승에서도 3루심은 미국인이었다. 국제대회에서 경기 당사국 국적자를 심판에서 배제하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11일 타오위안 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전을 앞두고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이날 낮 경기로 열린 경기가 우천으로 지연됐다. 그런데 대회조직위가 대안을 내놓지 못해 선수들은 더그아웃 뒤편 복도에서 스트레칭을 해야 했다. 또, 티엔무 구장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내야 그라운드에 돌이 발견돼 선수단을 경악하게 했다.

이런 불만이 한국팀만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최근 한국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대회를 주도한 일본도 WBSC와 충동이 있었다. 자세한 이유를 밝힐 수는 없지만, 대회 운영과 관련된 것 같다”고 했다.

흥행도 참패였다.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대만 타이베이시 거리에는 대회 홍보 현수막조차 보이지 않았다. 공동 개최국인 대만 경기에만 만원 관중이 찼고, 나머지 경기들은 텅빈 관중석을 높고 치러야 했다.

공동 개최국의 편의 봐주기, 수준 낮은 대회 진행은 대회 기간 내내 참가국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마추어 대회만도 못했다는 것이 대다수 참가국의 솔직한 평가다. ‘2020년 하계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성공적인 쇼케이스’를 꿈꾸던 WBSC가 오히려 된서리를 맞은 꼴이 됐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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