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신구 합작 캐주얼 장르의 반란 "일냈다"

입력 : 2016-05-30 10:46:19 수정 : 2016-05-30 10:46:1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프렌즈런' 출시 직후 오픈마켓 매출 순위 급↑
'한물 간 장르' 불식… 달리기게임 부활 이끌어
전국순위제 도입 '애니팡' 휴면 유저 호출 성공
[김수길 기자] 스마트폰 전용 모바일 게임이 태동하던 지난 2013년, ‘애니팡’ 등 이른바 팡류를 주축으로 캐주얼 장르는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후 강력한 몰입도를 앞세운 RPG 장르가 득세하면서 상대적으로 캐주얼 장르의 입지는 좁아졌다. 이 같은 분위기가 수 년 째 이어지면서 ‘흥행의 필요 조건으로는 당연히 RPG’라는 도식이 만들어졌다. 이는 너도나도 RPG 장르 제작에 뛰어들면서 이내 공급 과잉을 불러왔다. 시장의 외연 확장은 제한적인 반면, 유사한 RPG가 쏟아지면서 신작들의 무덤은 더 늘어났다. 이 결과 넷마블게임즈와 넥슨 등 막강한 마케팅 역량을 보유한 소수의 기업이 사실상 시장을 과점하는 형태로 수렴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RPG의 맹주는 계속될 것”이라며 “과다 공급이 시장을 왜곡할지언정, 물갈이는 없더라도 특정 RPG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시장 구도에 금이 가고 있다. 경쟁력 저하를 겪던 캐주얼 장르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그것도 신구(新舊) 합작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RPG 장르가 팽창하는 찰나의 순간, 존재감을 잃어가던 캐주얼 게임이 회복기를 거치면서 왕년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옛 것의 좋은 점을 살리고 현재를 쇄신한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전략이 적중하면서 경쟁력을 갖추는 모습이다.

캐주얼 장르는 단편인 내용과 쉬운 조작법을 기본으로 채택해 대중성을 지녔다. 캐릭터를 육성하고 전략성을 배양해야 하는 RPG 장르에 비해 게임 플레이가 단순하다. 레이싱 게임 ‘다함께 차차차’와 퍼즐 게임 ‘애니팡’, 달리기 게임 ‘윈드러너’ 등이 캐주얼 장르를 대표하는 히트작이다.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게임을 내려받는 숫자가 수 천만 명을 호가하기도 한다. 남녀 구분 없이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연령대가 고루게 분포돼 있다.

캐주얼 장르의 부활은 잊혀진 소재가 재조명 받고, 굳건히 명맥을 지켜온 게임이 입지를 더욱 키워가면서 입증되고 있다. 넥스트플로어가 만든 달리기 게임 ‘프렌즈런’이 10일차에 매출 20위 안에 진입했고, 명실상부한 국민 게임 ‘애니팡’이 전국 순위제를 도입한 뒤 나흘만에 20만 명 넘게 몰리는 등 호재만발이다. 두 작품뿐만 아니라, 퍼즐 게임 ‘프렌즈팝’도 순위 등락을 반복하면서 다시 매출 10위권에 들어갔다.

여기에 2분기 말 또는 3분기 초에 포커에 기반한 다수의 모바일 보드 게임이 발매를 앞두고 있어, 캐주얼 장르의 수평 확장은 확대일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니팡’과 ‘프렌즈런’은 잠재된 수요를 자극하고, 잠시 게임에서 떠나있던 휴면 이용자 층을 공략하는 구심점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프렌즈런’ 망했던 달리기 게임 불씨 살려

‘프렌즈런’의 약진은 작품 본연의 가치 외에도 퇴락하던 소재를 정상 궤도로 옮겨온 의미를 지닌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달리기 게임의 원조 격인 조이맥스 ‘윈드러너’는 시판 12일만에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일본 등 해외로도 반경을 넓혔지만, 동생 뻘인 ‘윈드러너2’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두 형제는 동반 하락을 경험했다. 아류작마저 범람하면서 오히려 장르의 경쟁력 악화를 불러왔다. ‘윈드러너’는 현재 고정 팬층을 확보하고는 있으나 매출 순위에서 90위권으로 한참 뒤처진 상태다. ‘쿠키런’ 역시 제작사인 데브시스터즈를 주식 시장에 상장시킨 원동력이 됐지만, 약발이 예전 같지는 않다.

이 때문에 당초 ‘프렌즈런’의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일었다. 하지만 ‘프렌즈런’은 서비스 초반 맹주를 펼치고 있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국내 양대 오픈마켓에서 인기 게임 부문 1위에 등극했다. 매출 순위도 구글플레이는 11위이고, 앱스토어에서는 4위까지 끌어올렸다. ‘프렌즈런’은 앞서 사전 예약 접수에 역대 최고 수치인 111만 명이 운집하는 등 대성황을 짐작케 했다. 누적 가입자수는 20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고, 재방문율도 50%를 웃돈다.

‘프렌즈런’에는 네오와 어피치, 무지, 라이언 등 총 8종에 달하는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가 등장한다. 캐릭터별 각기 다른 스킬과 다양한 코스튬, 아기자기한 그래픽 등이 백미로 꼽힌다. 기존 달리기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경쟁 요소를 다각도로 장착한 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단일 캐릭터로 플레이해온 과거 방식에 비해, ‘프렌즈런’에서는 파티 시스템을 이용해 총 3종의 카카오 캐릭터를 고르면서 체험할 수 있다. 태그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 도중 캐릭터를 교체할 수 있고, 새로운 스테이지를 유저가 직접 고르거나 비슷한 레벨끼리 경쟁하는 리그전도 탑재된다. 넥스트플로어 관계자는 “카카오 프렌즈 IP(지적재산권)의 인지도와 캐주얼 장르의 간결한 게임성 등이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국 내 등수 알려준 ‘애니팡’ 매출 신장

‘애니팡’은 전국 순위제 덕분에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2012년 7월 출시된 5년차 ‘노장’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강한 생명력도 자랑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애니팡’은 매출 순위 60위 권으로 승격되면서 이름값을 했다. ‘애니팡’은 전국 순위제 도입 전 80∼90위권을 오갔다.

전국 순위제는 카카오톡 기반 지인들로 구성된 기존 등수와는 별개로, 게임을 설치해 즐기는 모든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용자 자신의 전국 순위를 따져볼 기회가 된다. 개발사인 선데이토즈 측은 “카카오톡 친구를 포함한 ‘애니팡’ 이용자들이 모두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이색 재미를 전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며 “퍼즐 장르는 물론, 모바일 게임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순위 경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순위제는 개인 점수와 프로필 사진 활용에 20만 명 이상 동의하는 등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했다. 누적 다운로드가 3500만 건에 달할 만큼 대중성을 띈 데다, ‘애니팡 사천성’과 ‘상하이 애니팡’, ‘애니팡 맞고’ 등 시리즈로 나온 작품 모두 흥행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전국 순위제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촉매제가 됐다.

후속작인 ‘애니팡2’도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작이 조명을 얻으면서 반사이익이 생겨나고 있다. 실제 ‘애니팡2’는 구글플레이 매출 8위까지 껑충 뛰었다. 이전에는 10위∼15위를 맴돌면서 콘텐츠 보강 여부에 따라 순위 등락이 있었다. 이번에는 상승 폭이 꽤 큰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애니팡’과 ‘애니팡2’가 서로 주거니받거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애니팡’은 60초 동안 기록한 점수로 순위를 가리는 퍼즐 게임이다. 게임 속 캐릭터가 주목을 끌면서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를 연 주인공으로 불린다. 애니와 몽이, 루시 등 주요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도 제작돼 화제를 모았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