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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사태 긴급진단 2] 검찰의 롯데 수사, 어디까지 왔나

입력 : 2016-06-29 19:07:23 수정 : 2016-06-29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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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검찰의 롯데그룹을 향한 칼날이 매섭기 그지 없다.

법조계에 각종 불법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각종 비리 의혹 수사가 롯데그룹 ‘재앙’의 시작이었다. 수사 과정을 통해 정 대표의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불법 로비 정황이 드러났고, 검찰의 전방위적인 롯데 수사로 이어졌다. 결국 롯데그룹은 본사는 물론 45개 계열사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고 말았다.

일단, 면세점 입점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 28일 롯데장학재단을 압수수색했고,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오는 7월 1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신 이사장에게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을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와 롯데그룹 비자금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면세점 입점 로비 정황이 드러난 2012년 당시 면세점 대표였던 이원준(60) 롯데쇼핑 대표를 지난 28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이날 검찰이 신 이사장의 영향력을 행사와 관련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금까지의 조사를 통해 정 대표와 신 이사장 간에 금품거래가 있었다는 진술 역시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적으로 신 이사장의 아들 장재영(48) 씨와 두 딸 장혜선(47) 씨와 장선윤(45) 롯데호텔 상무도 이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돼 검찰 소환이 점쳐지고 있다. 장선윤 상무는 신 이사장의 자녀들 중 유일하게 롯데에서 근무 중이며 남편과 함께 베이커리 업체 ‘블리스’를 설립했다가 재벌 빵집 논란이 일면서 2012년 사업을 접기도 했다.

사실상 이는 곁가지고, 검찰의 칼날은 롯데 그룹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는 대략 3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첫째,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이 진행한 인수합병(M&A)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다.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달리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크고 작은 각종 인수합병을 추진해 성공시켜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를 캐고 있다.

두 번째로 롯데그룹 계열사간 내부 거래도 조사 대상이다. 내부 거래를 통해 역시 비자금이 조성됐으리라는 게 검찰의 의심이다. 또 일감 몰아주기로 오너 일가가 불법적으로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세 번째는 신격호 총괄회장 소유의 부동산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부동산 부자로 알려진 신 총괄회장의 부동산을 구매하면서 시세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매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이 또한 검찰 수사대상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제2롯데월드 인·허가 특혜 의혹도 있다. 하지만 MB정부와 관련이 있는 해당 의혹에 대해서 아직 검찰은 공식적으로 수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내부에서조차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가 없을 듯 싶다.

이번 검찰수사는 롯데그룹에는 여전히 진행 중인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함께 올해 최악의 악재다. 검찰 수사는 물론, 법정 다툼까지 롯데그룹의 앞날에는 잔뜩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홍보부장은 “롯데는 이번이 처음 비자금 수사를 받는 것이다. 대부분 검찰 수사가 끝나고 나서도 법정 공방까지 합해서 수년은 걸린다”면서 “항소심 결정까지 포함해 모든 게 마무리될 때까지는 계속 시끄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검찰 수사는 올해 한가위까지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위기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의미다.

어쨌든, 이 과정에서 롯데의 주요 경영진은 물론, 현재 그룹의 실질적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도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얼마나 혹독한 시련이 롯데그룹에 닥칠 것인지 롯데는 물론, 재계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다. 

tongil77@sportsworldi.com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롯데그룹 제공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세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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