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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9 05:35:00, 수정 2016-10-29 13:00:11

[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②] 스타 떠나 보내는 울산 현대 '+1년 계약'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울산 현대가 겪고 있는 윤정환 울산 감독의 거취 논란은 이미 과오를 겪었다. 과오를 반복하고 있다.

    앞서 스포츠월드는 <‘+1년’ 계약 위험성… 울산 현대의 책임 전가①>를 보도하며 +1년 감독 계약이 주는 위험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중요한 갈림길에 놓인 울산 현대가 감독 거취 논란으로 흔들리는 것은 구단이 자처한 것이며, 이미 ‘2+1년 계약서’를 제시했을 때 예상했던 혼란이라는 것이 골자이다. 그런데 시선을 모으는 것은 울산 현대는 과거에도 이와 같은 행보로 팀이 흔들렸다는 점이다.

    지난 2014시즌을 마치고 ‘철퇴 축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김호곤 전 울산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사퇴했다. 김 전 감독이 구단과 결별한 이유가 바로 ‘+1 계약’에 있었다. 2009년 울산 지휘봉을 잡은 김 전 감독은 그해 8위로 부진했지만, 이듬해 5위로 올라섰고, 2011시즌 K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해 러시앤캐시컵 정상에 올랐다. 강팀의 면모를 다진 김 감독은 2012시즌 김신욱(전북)과 이근호(제주)를 중심으로 ‘빅&스몰 조합’을 탄생시켰고, ‘철퇴축구’라는 브랜드를 창출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라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그런데 2012시즌 ACL 정상에 오른 후 재계약 협상에 나선 김 전 감독은 ‘1년 재계약서’를 받아들었다. 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김 전 감독에게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대우였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은 자신감이 있었다. 이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2013시즌 다시 한 번 K리그 준우승에 올랐다. 물론 당시 우승을 코앞에 두고 리그 최종전에서 고배를 마시며 포항 스틸러스에 극적인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김 전 감독이 이룬 성과는 무엇보다 빛났다. 그런데 구단 측은 다시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서 ‘1+1년 계약서’를 내밀었다.

    김 전 감독은 당시 2년 이상 재계약을 원했다. 1년이나 1+1년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2014시즌은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는 시즌이었다. 울산에는 김신욱을 필두로, 측면 수비수 이용, 골키퍼 김승규가 버티고 있었다. 공·수 핵심 자원을 제대로 운용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전력 보강도 계획에 없었다. 성적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1년 재계약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현실이었다. 김 감독이 2년을 원했던 것도 2014년이 지나면 2015년 다시 팀을 일으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1+1년 재계약 카드에 상처를 입은 김 감독은 “추한 모습으로 떠나고 싶지 않다. 준우승에 책임을 지고 떠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울산은 김 감독 사퇴 후 곧바로 조민국 전 감독(현 청주대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에도 구단 측은 계약 기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조 전 감독은 김 전 감독의 예상대로 김신욱, 이용, 김승규의 대표팀 차출과 피로도, 잦은 부상으로 전력 구성에 골머리를 앓았다. 이 과정에서 조 감독은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실패한 감독 모예스와 비교해 ‘조예스’라는 조롱까지 받아야 했다. 이 가운데서도 가까스로 팀을 상위스플릿으로 이끌어 6위에 올려놨다. 구단 현실을 생각하며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그러나 구단은 계약 해지를 선택했다. 이 과정도 깨끗하지 못했다. 잔여 연봉을 두고 논란이 일어났고, 특히 K리그 마지막 축제인 시상식에서 감독 경질 결론을 내리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었음에도 울산은 윤정환 감독을 선임하며 또다시 ‘2년+1년’ 계약을 맺었다. 과오의 반복이었다.

    특히 김호곤 전 감독이 떠나고 그 누구도 김신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김신욱은 2014시즌 브라질월드컵으로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살았지만, 팀을 위해 리그 20경기에 출전했고 ACL도 병행했다. 그런데 거액 연봉에 발목 잡힌 울산은 2015시즌을 치르는 동안 18골을 터트린 김신욱과의 재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결국 울산은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충성심이 컸던 김신욱을 전북으로 떠나보냈다. 울산 팬들에 애정이 컸던 김신욱은 울산 구단에 큰 가슴의 상처를 입고 전북으로 떠났다. 울산은 그렇게 충성심 컸던 감독 및 스타들을 하나씩 떠나보내고 있다. 그놈의 ‘+1 계약’ 때문에.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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