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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타자 최정…출루율 보는 '힐만스타일'

입력 : 2017-04-25 06:00:00 수정 : 2017-04-25 10: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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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프랜드리더십’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정의윤이 홈런을 친 뒤 감독의 가슴을 툭 때린 장면도 나왔다. 또 한가지 힐만 감독의 스타일은 데이터 야구다. 타구분석을 통해 극단적인 수비시프트도 자주 사용한다. 이번에는 중심타선의 기용법에 대한 지론도 밝혔는데, 역시 데이터를 통한 선택이었다.

SK의 4번 타자는 김동엽이다. 의외의 선택이다. 천안 북일고 출신으로 시카고 컵스에 입단,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고 해도 무명의 선수다. 2015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겨우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파워에 반했다고 해도 4번 기용은 부임 첫 해 큰 모험이다.

더욱이 3번타자가 최정이다. 지난해 공동 홈런왕 최정은 올해도 9홈런으로 리그 선두다. 장타력에 콘택트 능력까지 갖춰 SK 타선 중 가장 위험한 선수다. 지난 23일 인천 SK전에서 두산은 6-4로 리드하던 5회말 1사 2, 3루에서 최정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김동엽을 상대했다.

그렇다면 힐만 감독이 최정-김동엽으로 3∼4번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중심타선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인데, 결정의 최종판단은 ‘출루율’이었다. 힐만 감독은 ‘출루율이 나은 타자를 3번에 배치하는 게 낫다. 4번은 장타력에 우선 포커스를 맞춘다”며 “이런 기용법이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고 말했다.

물론 개막 후 상황은 다르다. 최정은 폭발했고, 출루율(0.435)은 물론 장타율(0.742)에서도 김동엽(출루율 0.313·장타율 0.539)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이는 실제 경기를 치르면서 나온 성적이다. 더욱이 5번 한동민도 파워툴을 갖추고 있는 선수로 껄끄러운 최정을 피하더라도 김동엽, 한동민의 한방 해결사 능력에 더 무게를 둔 것이다. 최정의 부담감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고, 앞서 그의 장타력이 터진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지금 상황은 4번 같은 3번타자가 된 최정이지만 힐만 감독은 “다들 잘 맞고 있는데 굳이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4번타자는 선수에겐 자존심의 의미도 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그보다 데이터를 통한 실리를 선택했다. 친근함으로 다가가 선수들도 이런 판단에 섭섭해하지 않는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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