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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 인생' 신태용 감독, 늘어난 두 장의 달력

입력 : 2017-07-05 05:40:00 수정 : 2017-07-05 09: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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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파주·권영준 기자] “신태용 감독에게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합니다. 다만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시 곧바로 계약 해지입니다.”

‘소방수 인생’ 신태용(47) 신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달력이 두 장 더 늘어났다. 그는 U-20 월드컵 개막을 앞둔 지난 2월 스포츠월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내게 2017년 달력은 6장뿐”이라며 “6월 개막하는 U-20월드컵에 내 축구인생을 모두 걸겠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신 감독은 U-20 월드컵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16강 진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았기에 성공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했고, 그렇게 신 감독은 6장뿐이었던 달력을 하얗게 불태우고 재도약의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위기에 몰린 한국 축구를 구원하기 위해 웅크렸던 날개를 다시 펼쳤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4일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제6차 기술위원회를 소집해 5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펼친 끝에 공석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에 신태용 전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당장 8월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과 9월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스타디움에서 치르는 우즈벡과의 최종전에 나선다. 다만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임기는 달라진다.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 2018년까지, 실패하면 거기서 끝이다. 신 감독에게는 9월까지 두 장의 달력이 더 늘어났고, 여기에 다시 한 번 축구 인생을 걸어야 한다.

김 기술 위원장은 “신 감독은 대표팀 코치를 지내면서 현재 대표팀 선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소통 능력이 뛰어나 단시간에 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술 운용 능력이나 경기 감각에서도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써 신 감독은 2016 리우올림픽, 2017 U-20 월드컵에 이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됐다.

‘소방수’는 신 감독의 운명이다. 감독 데뷔부터 그랬다. 2008년 말 성남 일화(성남FC) 감독 대행으로 사령탑 대열에 합류한 그는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어 지난 2014년에는 브라질월드컵 직후 공석인 대표팀 사령탑에 다시 한 번 대행직을 수행하며 팀을 추슬렀고, 이어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에게 바통을 전달했다. 이후 리우올림픽, U-20 월드컵에서도 대회를 불과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팀을 맡아 각각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4번의 소방수 역할을 해낸 신 감독은 러시아로 향하는 길목에서 다시 한 번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전면으로 나선다.

신 감독이 월드컵 최종 예선까지 남은 2개월의 시간동안 어떤 드라마를 펼쳐보일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권영준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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