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마운드의 소나무'…투고타저도 장원준은 피해간다

입력 : 2017-07-12 21:56:43 수정 : 2017-07-12 21:56:43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잠실 권기범 기자] 언제나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운동선수에게 슬럼프는 숙명이다. 기량은 슬럼프를 얼마나 짧게 가져가는가에 따라 엇갈린다. 이 점에서 장원준(32·두산)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아예 슬럼프가 없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 선발로 등판한 장원준은 7이닝 동안 108구를 던져 8피안타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또 한번 역사를 썼다. 팀이 9회말 김재환의 끝내기 역전타로 승리(4-3)해 승수를 챙기진 못했지만 과정에서 장원준은 무려 11년 연속 100닝 투구를 이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7회초 무사 1루에서 이정후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순간 올 시즌 100이닝을 꽉 채웠다. 강판 후 시즌 이닝은 100⅔이닝. 여느 팀의 원투펀치다운 모습으로 여기기엔 상황이 다르다. 입단 2년차인 2005년 107⅓이닝을 시작으로 군복무(2012∼13시즌) 기간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11년 연속 세자릿수 이닝을 돌파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금자탑이다. 송진우(은퇴)가 한화시절인 1994∼2006년까지 13년 연속 100이닝을 돌파한 후 그 뒤를 쫓는 명품기록이다.

이날도 장원준은 최고구속 145㎞의 직구를 바탕으로 27구를 던진 슬라이더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어 넥센 타선의 후속타를 봉쇄했다. 3실점 과정도 호투였다. 2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밀어내기 사구로 진땀을 흘렸지만 이정후를 투수 병살타로 잡아냈다. 서건창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2015시즌 후 프리미어12 대표팀, 지난 시즌 후에는 WBC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장원준은 지난 4월 5경기에서 2승2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4.40까지 치솟았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인해 시즌 초 투고타저의 흐름이었고 장원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생겼다.

하지만 이후 소나무 같은 존재감이다. 5월 4경기 26이닝 평균자책점 1.73→6월 5경기 31이닝 평균자책점 2.90→7월 2경기에서 15이닝 평균자책점 1.80의 흐름이다. 더욱이 5월부터 타자들이 S존에 적응해 어느새 역대급 타고투저의 리그로 바뀌었고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가 30명 안팎에 달한다. 투수들은 만신창이가 된 여름이지만 그속에서도 장원준은 늘 한결같다.

장원준(7승5패)은 올해 10승을 채우면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한다. 이는 역대 2위 정민철(빙그레·한화)과 동급이다. 꾸준함의 결과 이닝과 승수에서 모두 장원준은 토종 레전드의 문 앞에 섰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