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이승엽 #동료 #가족 2017 올스타전이 더 특별했던 이유

입력 : 2017-07-16 11:07:14 수정 : 2017-07-16 13:49:2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은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불꽃들과 함께 마무리됐다. 경기장 문을 열기 직전까지 적지 않은 비가 내렸던 궂은 날씨 속에서도 2만108명의 팬들이 자리를 지켰다.

◆ 이승엽의, 이승엽에 의한, 이승엽을 위한

전반기 내내 ‘은퇴를 앞둔 느낌’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이승엽은 매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답변하곤 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이승엽의 입에서 최초로 “이번엔 느낌이 오더라”라는 말이 나온 무대였다. 단독 팬사인회, 두 아들과의 시구·시타·시포, 올스타 헌정 유니폼 증정식 등 전설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한 행사들을 줄지어 치르는 와중에도 이승엽은 밝게 웃었다.

“야구를 안 했으면 제가 이런 관심을 받을 수 있었겠습니까. 과거에는 야구를 잘해서 행복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박수받으며 끝낼 수 있게 돼서 더 행복합니다. 저는 행운아 입니다.”

스타들 사이에서도 이승엽은 대스타였다. “올스타전에 참가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이승엽 선배님 때문이었다”라던 최주환(두산)은 자신이 준비한 공에 이승엽의 사인을 직접 받았다. 라커룸 안에서도, 그라운드 위에서도 선후배부터 시작해 그들의 가족들과도 사진을 찍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됐다. 팀 동료들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 역시 이승엽의 11번째 올스타전에 박수를 보냈다.

◆ 오고가는 대화 속 싹트는 동료애

이번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모두 소속팀의 간판 스타들이다. 전반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한데 모인 덕분에 양 팀의 라인업은 거의 국가대표팀 수준. 아무리 정규시즌 경기가 아니라고 해도 투수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배들에게 홈런만 안 맞았으면 좋겠다”라던 김재윤(kt)의 슬픈 예감은 결국 최형우에게 8회 추격의 스리런포를 내주며 현실이 됐다.

하지만 경쟁자이기 이전에 동업자인 사이다. 사실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같은 팀에서 뛰어보기도 쉽지 않다.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는 자연스레 덕담과 조언이 오고갔다. 올스타전 첫 줄전이었던 이형종(LG)은 “최형우(KIA) 선배가 먼저 와서 말을 걸어주셨다. 자신도 다리를 들고 타격을 해서 나를 유심히 봤다며 칭찬을 해주시더라. 잘 되지 않을 때는 노스텝으로 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도 해주셨다”라며 고마워했다.

◆ 올스타전의 신스틸러, 붕어빵 2세들

매일 마음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는 가족들에게도 올스타전 만큼은 긴장을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살얼음판인 승부의 세계에서 벗나 가장 신난 쪽은 선수들의 2세들이었다. 올해도 나성범(NC)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아들 정재 군은 일년 새 사뭇 의젓해진 모습. 이해창(kt)은 10개 구단 마스코트에 마음을 빼앗긴 딸 봄 양의 성화에 인형들의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녀야 했다.

윌린 로사리오(한화)의 홈런레이스 우승 세리모니는 아들 윌 로사리오가 대신했다. 본게임 6회에 들어가기 앞서 그라운드를 정리하고 있던 사이, 3루쪽 더그아웃에서 달려나온 윌은 1루 베이스부터 시작해 홈까지 전력으로 내달린 것이다. 당시 홈에서 이 귀여운 레이스를 지켜보던 포수 최재훈(한화)과 박종철 주심은 아빠 미소로 세이프를 선언했다. 로사리오는 하늘을 향해 손짓하는 자신의 특유의 세리모니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아들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