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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8-10 05:20:00, 수정 2017-08-10 09:36:31

[SW이슈] 신태용 감독, 특이점이 온 '미디어 대응론'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왜 아무도 안가. 더 궁금한 거 있어? 물어봐.”

    보통 감독 스탠딩 인터뷰가 끝나면, 대부분은 취재진은 이를 기사화하기 위해 기자석으로 서둘러 돌아간다. 이는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에서 연출되는 취재 풍경이다. 그런데 신태용(4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스탠딩 인터뷰는 조금 다르다. 끝이 나도 취재진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신 감독은 “왜 아무도 안 가”라고 웃으며 농을 던진다. 재미있는 사실은 본인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러면서 “궁금한 거 있으면 더 물어봐”라고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한다.

    이러한 이색 풍경은 또 있다. 대표팀 감독이 K리그 현장을 찾으면 대한축구협회는 현장 취재진에 ‘전반 종료 후 00에서 감독 스탠딩 인터뷰 진행’이라고 공지한다. 이러한 공지가 없으면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는다. 그런데 신 감독의 경우는 다르다. 협회에서 따로 공지하지 않는다. 취재진은 알아서 신 감독이 관전하는 장소로 알아서 찾아간다. 그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K리그 현장을 찾은 날에는 모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두 장면은 그가 왜 ‘소통왕’인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는 이전 대표팀 감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스탠딩 인터뷰가 끝나며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갔다. 물론 통역이 있어야 소통할 수 있는 제한 사항이 있으나, 취재진과의 소통을 즐겨하지 않았다. 홍명보 전 감독의 경우 소통을 소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취재진과 어느 정도 선을 그어뒀다.

    대표팀 감독이 미디어를 대하는 성향을 두고 가타부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감독 개인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장단점이 다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적극적인 소통은 억측과 추측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신 감독이 적극적으로 미디어와 소통하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K리그 현장 분위기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신 감독은 미디어를 통해 “K리거 비중을 늘리겠다”고 한마디를 남겼다. 현재 K리그에는 대표팀 승선의 기회를 잡기 위해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다. 베테랑 이동국(38‧전북)부터 막내급 한찬희(20‧전남)까지 모두 승선 가능선상에 섰다. 양동현(포항) 윤일록(서울) 이종호(울산) 등 그동안 성인(A) 대표팀에서 주목하지 않은 숨은 인재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우’ 신 감독의 한 마디가 한국 축구판의 분위기 자체를 바꿔놨다.

    신 감독은 인터뷰에서도 거침이 없다. 이를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설레발’이라고 비하한다. 하지만 신 감독의 철학은 분명하다. 그는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를 생각하고 일을 진행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과정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감이 넘친다.
    신 감독은 사석에서 머리를 들추며 “보이나? 내가 원래 흰머리가 없는데 대표팀 감독하면서 흰머리가 넘쳐난다”며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자신이 선택한 길이다. 그는 “이 자리를 한순간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댓글 읽으면 나도 속이 터진다”면서도 “그런데 감독이 지옥을 두려워하고 댓글에 흔들리면 선수단도 흔들린다. 나라고 걱정이 없겠나. 그래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미디어와 소통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껄껄 웃었다.

    신 감독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어떤 결과를 낳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분명한 것은 그의 소통 전략이 한국 축구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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