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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9-13 10:31:24, 수정 2017-09-13 10:31:24

'오지다' 오재일, 봄날의 기억을 가을의 폭발로 지우다

  •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살다죽다 살다죽다 해.”

    6월 중순 좌타 1루수 오재일(31·두산)의 타격감에 대해 묻자 김태형 두산 감독이 툭 던진 농담이다. 웃으면서 내린 평가지만 그 속에 뼈가 있다. 한 마디로 그때까지 오재일의 타격감은 들쑥날쑥했다는 것이다.

    9월 중순이 됐다. 오재일이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지난 12일 마산 NC전, 두산은 0-8에서 14-13으로 뒤집는 역전쇼를 만들어냈다. 그 과정을 본 두산 관계자는 “판타스틱”이라고 평가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재일이었다. 0-3에서 추격의 2타점 적시타, 6-11에서 다시 집념의 투런포, 11-13에서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7타점을 쓸어담고 개인 한경기 최다타점 기록도 새로 썼다.

    4타수 4안타 쇼의 결과 다시 3할 타율로 올라섰다. 시즌 초 부진의 늪에서 허덕일 때만 해도 반등에 물음표가 붙었지만 12일 현재 오재일은 타율 0.304(362타수 110안타) 19홈런 71타점을 올렸고 OPS(출루율+장타율) 0.900에 득점권타율도 0.300이다.

    오재일은 지난해 우승공신이었다. 10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380타수 120안타) 27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OPS도 1.003으로 리그 6위에 달했다. 입단 12년차에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해 폭발하면서 놀라움을 안겼다.

    올해는 시즌 초 부진에 신음했다. 4월까지 25경기 타율 0.195로 주춤했고 5월 역시 16경기에서 타율 0.224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고민했지만 한방능력 자체만으로 상대에 압박감을 줄 수 있어 믿음을 이어갔다. 무게감을 대체할 자원도 없다는 게 김 감독의 귀띔이었다. 선택은 옳았다. 6월 23경기에서 타율 0.342로 반등한 오재일은 7월 20경기에서 타율 0.373, 8월 22경기에서 타율 0.314로 지난해의 모습을 되찾았다. 9월에는 9경기에서 타율이 0.405에 달한다.

    두산이 후반기 무섭게 질주하며 2위 자리까지 올라선 데는 타선의 힘이 적지 않았다. 후반기 팀타율은 0.295로 리그 1위다. 그 타선에서 오재일(0.336)은 김재환(0.341), 박건우(0.414)와 함께 편대를 구축하며 득점을 이끌었다. 후반기 타점도 33개로 김재환(43개), 에반스(39개)에 이어 팀내 3위다.

    개막 후 두달 이상 오재일은 흔들렸고 김 감독은 가만히 지켜만 봤다. 시즌 초 불거진 풀타임 2년차 징크스 우려는 기우였다. 시쳇말로 요즘 오재일은 ‘오지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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